▲ 지난 1월 18일 백악관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백악관 브리핑 룸에서 가진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출처: 뉴시스)

설득력 있는 연설로 유명… 일기 쓰는 습관이 가져온 효과
꾸준한 일기 쓰기, 자아 성찰력과 글쓰기 능력 향상에 도움

감정표현에 서툴다면 일기 추천… 세상을 보는 눈 길러줘
스트레스 줄이는 데 탁월한 효과… 면역력 향상 연구결과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미국인과 세계인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지도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그는 퇴임을 앞둔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8년간 백악관 생활을 버틴 비결로 ‘독서’를 꼽았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강조했다. 바로 글쓰기다.

“제 인생에서 글쓰기는 제가 믿는 것, 보는 것,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더욱 명확히 하는 훈련입니다. 어지럽게 뒤엉킨 생각의 타래를 문장으로 풀어내면서 스스로 더 어려운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가 강조한 글쓰기의 출발은 일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5년 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일기를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일기를 써온 그는 자신이 겪은 일과 만난 사람의 사연을 바탕으로 짧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일상을 기록해가며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깨달아갔다.

꾸준한 일기쓰기 경험은 훗날 그가 하버드대 최초의 흑인 편집장이 될 수 있게 해준 큰 밑거름이 됐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틈틈이 떠오른 단어와 아이디어를 메모했다가 연설문 초안을 썼다. 일기 쓰는 습관은 그를 설득력 있는 연설가로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시절 일기를 토대로 회고록을 쓸 예정이다.

자신의 하루를 담아내는 일기. 작고 소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써온 사람들은 일기쓰기가 주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입을 모은다. 어떤 효과들이 있을까.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신과 삶을 들여다보는 거울

일기쓰기를 통해 얻는 효과 중 하나는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 일기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내면의 거울’이다. 거울로 외모를 들여다보고 살피는 것처럼 자신이 한 행동을 다시 생각하고, 반성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역시 이 같은 일기 효과를 톡톡히 본 인물로 알려졌다. 어릴 때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그는 제대로 학교조차 다니지 못한 채 혼자서 공부해야 했다. 다만 19살 때부터 일기를 꾸준히 썼다. 그러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반성하고, 목표를 달성할 경우엔 자신을 격려했다. 그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 역시 일기의 영향이 크다.

◆글쓰기 두려움도 극복
또 일기를 쓰다보면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생각하게 된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사건과 사물의 다양한 면을 보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 ‘세상을 보는 눈’이 길러진다.

또 글쓰기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일기쓰기를 통해 그 벽을 넘을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질수록 글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도 함께 커진다. 하지만 일기를 통해 개인적이고 사소한 일부터 시작한다면 글쓰기에 대한 접근이 쉬워진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다면 일기쓰기를 추천한다.

◆정신·육체 건강에도 도움
일기쓰기는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일기를 쓰는 과정을 통해 사건과 문제의 본질과 실체를 찾아낼 수 있다. 또 분노를 해결하는 부드러운 방법 중 하나다. 글을 쓰며 하루 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지게 만든다.

정신 건강뿐 아니라 육체 건강에도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매일 일어난 사건과 생각, 느낌을 적는 습관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스다코타 주립대학 연구 프로젝트에서 천식이나 관절염 같은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씩 일기를 쓰도록 했다. 그랬더니 몇 달 만에 환자 47%의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에게 닥친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불면증 등이 해소되는 효과를 보였다.

또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가 일주일간 매일 15분씩 가장 고통스러웠던 경험에 대해 쓰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그 결과 피실험자들은 면역력이 향상되고 낙관적인 태도를 갖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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