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주요 건물, 시장, 공원 등 국내 여러 지역에서 포켓몬스터(Pocket Monster)를 잡으려는 젊은이들로 주말마다 북적이고 있으며, 국립현충원과 같은 일부 추모공간에서는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소란스러움이 유발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약간의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있다.

2016년 7월 미국과 오세아니아 두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에서 처음 출시돼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 고는, ‘피카츄’로 유명한 일본 유명 게임회사인 닌텐도사의 포켓몬스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구글에서 분사한 신생 벤처기업인 미국의 Niantic사가 GPS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을 결합해 스마트폰앱의 형식으로 만든 모바일 게임이다.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웹사이트 또는 모바일스토어에서 게임용 앱을 받아 설치하고, 게임을 위하여 앱이 활성화하면 인터넷망을 통하여 게임사의 서버에 연결돼 사용자의 위치가 등록되며, 사용자는 건물이나 거리 등을 이동하면서 게임사가 GPS 위치에 따라 가상으로 설치해 놓은 여러 종류의 포켓몬이 앱 화면에 등장하면 이를 잡아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란 컴퓨터를 이용해 만들어 낸 가상적인 공간 창출 기술이며, 증강현실이란 현실에 존재하는 실제 배경에 가상의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며 현실과 가상을 융합한 복합형 가상현실 시스템(Hybrid VR System)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가상현실은 가보지 못한 경험하지 못한 것을 헤드셋 등 기기로 연결해주며, 증강현실은 현 상태 그대로 다만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정보와 연결해 준다는 것인데, 가상현실이 현실과 같은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는 높은 수준의 화질, 즉 이미지와 인간이 보유한 인지구조와의 상호작용, 시각, 청각 등을 통한 몰입감 확대라는 요소가 필요한 반면, 증강현실에서는 가상과 현실세계와의 융합, 실시간 상호작용, 3차원 입체결합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차이로 들 수 있다.

두 가지 기술의 사용 예를 보면 고소공포증을 가진 사람이 가상현실로 높은 곳에서 수십 차례의 점프 시도를 통해 공포증을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 이를 극복하는 등 치료 극복의 도구로, 인명구조대의 경우 긴박한 상황 발생 시 환자별 특성에 따라 어떠한 조치가 선행돼야 하는지를 가상체험을 통해서 습득하고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이며, 유사한 사례를 건축 및 설계 분야, 교육과 훈련, 전시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증강현실 기술은 현재 주로 시각적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파일럿이 Aero Glass를 착용하여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 속에서 지형과 진로, 풍향 등 비행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해 항공 운행에 활용하거나, 가전제품이 실제로 거주하는 공간에 가상으로 배치돼 인테리어 조화를 사전에 검토할 수 있게 하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마케팅 및 관광 분야, 교육현장에서 증강현실 적용 사례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며, 또한 새로운 분야가 창출될 것이다. 여기서 아이디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포켓몬고 게임을 고안하고 출시한 Niantic사는 구글의 사내 Start-up 회사로 출발해 단기간에 세계적인 게임사로 등극했으며,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인 센서타워의 조사 결과, 이제까지 전 세계에서 출시된 게임 중 최단기간인 불과 출시 7개월 만에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확인되고 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는 것인데,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술, 5세대 모바일 네트워크, 높은 기량의 엔지니어 보유 등 다양하고 탄탄한 IT인프라를 보유한 우리나라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GPS와 게임 S/W가 결합한 이와 같은 단순하면서도, 쉬운 방식의 게임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 의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S/W산업이 단순 기술적 차원으로만 보아서는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이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증명되고 있지 않은가? 바로 사고의 차이, 다른 관점에서 보고자 하는 노력, 그러한 관점을 존중하는 사회적 풍토 조성, 이런 것이 아닐까? 애니메이션 괴물을 모바일에 결합해 친근화하여 전 세계인을 몰입케 한 착안, 바로 자유로운 사고(thinking)에서 출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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