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서울 중구 제일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인구성장률 감소 2032년 0%… 2060년에는 –0.97% 수준
정부 인구정책개선기획단 출범 저출산·고령화 보완책 수립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고령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출생아는 3만 5100명으로 1년 전보다 11.1%(4400명) 줄었다. 1월 기준으로 월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이고 2015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감소세다.

출생아가 감소한 것은 산모가 그만큼 줄어든 데다 결혼을 미루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부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1979~1982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35세 이상으로 넘어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979년부터 1982년까지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산모가 35세 이상으로 넘어간 영향이 컸다”며 “2014년 혼인 건수가 5.4%가 감소한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혼하지 않으려는 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출산의 선행지표인 혼인 건수 역시 1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였던 1년 전과 똑같은 2만 3900건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전체적으로 혼인 건수가 감소하면서 월별 출생아 수의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며 장기적으로 산모 인구도 감소해 악순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대한민국의 총인구는 2031년 5296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인구는 5123만명, 인구성장률은 0.45%로 나타났다.

인구 성장률은 2032년 0%를 기점으로 역성장 2060년 –0.97%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17명으로 2005년 1.08명 이후 가장 낮았다. 2012년(1.30명)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하락세다. 첫째 아이를 낳는 엄마의 연령은 계속 높아져 지난해 31.4세를 기록했다.

출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결혼 관련 지표도 바닥을 기고 있다. 작년 혼인 건수는 28만 2000건으로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30만건 이하였다. 초혼 나이는 남성 32.8세, 여성 30.1세로 높아져 만혼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결혼을 해야 한다’는 인식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64.7%였던 결혼 의향 비율은 지난해 51.9%였다. 42.9%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고 3.1%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민 절반가량이 결혼에 큰 뜻이 없다는 의미다. 의료기술 발달로 65세 고령 인구 비율 증가세는 더욱 가팔라지게 된다.

작년 13.2%였던 고령인구 비율은 2030년 24.5%, 2040년 32.8%, 2060년 41.0%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러한 인구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콘트롤타워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24일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1026~2020년)을 보완하기 위해 위원회 산하에 ‘인구정책개선기획단’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봉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이 공동으로 단장을 맡고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 정무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 등 25인의 분야별 전문가와 관계부처가 참여한다. 이날 기획단은 첫 회의를 열고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점검하고 2016년 출생아 수가 40만 600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인구위기에 대해 깊이 고민할 시점”이라며 “기존 대책의 체감도를 높이는 노력과 함께 획기적 접근이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투자해 인구절벽 탈출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단은 올해 안으로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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