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이 이제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예상 밖의 조기 대선에 정치권의 대선 레이스도 한층 더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각 당 모두 대선후보가 확정됐거나 또는 사실상 확정 단계에 있어 보인다. 당내 경선에서 예상을 뛰어 넘는 특별한 이변은 없었다. 그렇다면 조만간 각 당 대선후보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대선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과 한 달 정도의 짧은 레이스에 불과하다.

이 대목에서 특별히 아쉬운 점은 이번 대선도 결국 정책경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이 ‘블랙홀’을 만들어 낸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국회의 탄핵소추에서 헌재판결까지 그리고 특검수사와 검찰수사, 23일의 영장실질심사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시선을 압도할 만한 굵직한 이슈의 연속이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각 당의 대선후보 경쟁이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셈이다.

선거는 ‘민주정치의 꽃’이라고 했다. 그중에서도 대통령선거는 ‘꽃 중의 꽃’이다. 국가운영의 기본 틀을 바꾸고 새로운 국가비전을 창출해 내는 동력을 주권자인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 결정적인 기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소중한 기회를 다른 이슈로 소진시키기엔 아까운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대선정국이 탄핵정국에 계속 묻히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 달쯤 본격화 될 대선정국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의 사법처리 문제는 그대로 진행하더라도 국민적 여론과 언론의 관심은 대선정국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책 경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실 각 당의 당내 경선에서도 정책과 비전을 놓고 수준 높은 대결이 몇 차례 펼쳐지기도 했다. 특히 바른정당의 대선후보 토론회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할 만큼 신선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놓쳐버렸다. 탄핵정국에 시선을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이제 각 당 후보가 결정되면 대선정국에 좀 더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소모적인 정쟁이나 구도 싸움 또는 저질의 네거티브 담론에는 시선조차 주지 말아야 한다. 대신 이번만큼은 압축된 정책 이슈로 각 후보의 자질을 집중적으로 검증했으면 한다. 우리의 삶과 대한민국 미래를 가늠하는 청사진이 그 정책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짧은 대선기간을 피할 수 없었다면 이제는 ‘질적인 문제’로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정책검증에 나서는 것이 옳다. 현명한 국민들이 제대로 된 대선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비전과 정책검증에 정치권과 언론 모두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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