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감정 노동자인 콜센터 직원에 대한 보호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최근 시민단체가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모 콜센터에서 근무하던 여고생 투신 사건과 관련해 책임자 조사를 촉구하는 고발장을 노동청에 제출했다. 구체적인 청구 내용은 콜센터에서 근로기준법,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했는지를 특별근로감독 해달라는 것이다. 앞서 LG유플러스 상담사가 실적 압박 등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상담사 이모(30)씨가 지난달 ‘노동청, 미래부, 방통위에 꼭 접수 부탁드립니다’로 시작하는 유서를 남겼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씨가 남긴 유서를 보면 해당 센터는 상담사들에게 ‘영업할당량’을 주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임금을 삭감했다. 또 영업량을 채우느라 늦게까지 일을 했어도 시간외 수당이 지급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노동청에서 설문조사를 나온다고 하면 미리 예상 질문과 답변서를 숙지시키도록 했다. 이씨는 유서에 “회사는 거대한 사기꾼 같다”고 썼고, 해당 노동조합은 “유서 내용처럼 부조리한 일들이 서울·부산·전주에서 모두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센터 직원들은 회사뿐 아니라 욕설·성희롱을 일삼는 악성 민원인에게도 시달리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또 다른 이유는 악성민원인들의 욕설로 인한 자존감 저하와 모멸감 등으로 인한 우울증이었다. 실제 한 시사프로를 통해 공개된 민원인들의 전화내용은 그야말로 콜센터 직원뿐 아니라 직원의 부모까지 들먹이는 욕설로 모욕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이런 악성민원인들은 반복적이며 이들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콜센터 직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콜센터 직원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아 욕설을 해대는 악성민원이 반복될 때는 모욕죄 등으로 고소할 수 있도록 근본대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또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감시하고, 밤늦은 시간까지 하루 콜 수를 채우도록 강요하는 사측의 태도도 사실여부를 확인해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청년 실업 100만 시대 콜센터 직원이 내 자녀나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조속히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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