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의 사무실에서 4대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인터뷰|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생수·정수기 시장 각각 연간 1,2조 넘어
“수돗물 마시지 않고 오히려 혐오하게 돼”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많은 사람이 4대강사업에 대규모 공사를 벌여서 4대강은 손쓸 수 없는 상태가 아니냐고 하지만 자연은 탁월한 재생능력이 있습니다. 자연정화 작용으로 회복될 수 있고 더 늦어져서 생명의 씨가 마르기 전에 정화는 시작돼야 합니다.”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지난 23일 만난 염형철(50)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4대강사업의 해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25년째 환경운동가로 활동 중인 그는 1993년부터 청주지역에서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염 사무총장은 4대강사업에 대해 ‘오염된 수질’이 큰 문제라며 운을 뗐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표수(하천·호소)를 먹지 않고 지하수로 대규모 수량을 공급할 수 없다. 필연적으로 4대강의 물을 수돗물의 원수로 사용해야 하는 특징을 가진 우리나라는 강의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20일 녹조현상이 심해지면 4대강 보(洑) 수위를 낮추고 상류의 댐과 저수지에서 물을 방류하는 방안인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을 발표해 검토하기로 했다.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은 보의 수위를 하향 조절하면서 보에 저류된 물을 하천유량과 유속을 증가시킴으로써 체류시간을 감소시켜 녹조발생을 줄이는 방안이다. 염 사무총장은 ‘댐·보·저수지 연계운영방안(연계방안)’에 대해 제한적으로 일부 수질이 좋아질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좋아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을 보로 막아놓아서 물이 경사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물이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그 상태에서 보의 수위를 낮춘다는 내용으로 그것도 녹조가 있을 때만 낮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의 수위를 낮추면 낮춘 상태에서 물이 희석돼는 것이 아니라 그저 흘려보내기만 하는 것으로 수질이 좋아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염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그는 “비축했던 물의 방류로 바닥에 있는 침전물들을 뽑아내고 흘려보내는 과정에서 완전히 희석된다면 수질은 좋아진다”고 했다. 이어 “그 정도까지 물을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해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환경오염이 심각한 4대강의 복원을 위해 염 사무총장은 수문 개방과 댐 자체를 철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댐 철거와 상관없이 수문만 개방해도 대부분의 생태가 복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수 때 침전물이 떠내려가고 다시 개선될 때까지 자연 상태의 복원과정에 시간을 둬야 한다”면서 “일단 수문을 열고 지저분한 것이 나오게 되겠지만, 자연이 깨끗한 강을 만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문 개방으로 취수관리, 홍수관리, 수질관리가 유리해진다고 했다. 특히 정부가 수문개방을 반대하는 데 대해 그는 “4대강 개발의 목적 자체가 용수 확보였다. 수문을 개방해서 용수를 없애버리면 사업을 한 가장 큰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으로 댐 8개를 낙동강에 넣으면서 수질이 급격하게 악화된 것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중심·중추적인 기능 자체를 마비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사람들은 수돗물을 마시지 않고 오히려 일상에서 샤워하고 설거지하는 물의 대부분인 수돗물을 혐오하게 됐다. 게다가 생수 시장은 연간 1조가 넘고 정수기 시장은 연간 2조가량”이라고 했다. 이어 “강을 정상적으로 다시 되살리지 않으면 나라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4대강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알린 성과로 사람들이 사업에 대한 피해가 상당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제 4대강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게 하는 역사적인 근거가 생겼기 때문에 앞으론 이와 같은 사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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