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14대 종정 진제스님 추대법회가 열렸다. 진제스님이 법장을 봉정 받은 뒤 대중을 향해 들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14대 종정 추대 법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14대 종정(宗正)에 진제(82)스님이 재추대됐다.

진제스님은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된 추대법회에서 법어를 내리고 “우리 불교가 시대의 아픔인 갈등과 대립을 화쟁정신으로 치유해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작금은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발전과정에서 갈등과 반목, 분열과 대립 속에 있다”며 “상호존중과 다양성을 포용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자유와 평화는 반목과 대립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며 “상호존중과 자비연민이 실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어려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서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대승보살도(大乘菩薩道)를 실천함으로써 이 시대에 부합하는 종교의 역할과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언제나 곧은 마음과 분별없는 마음으로 모두의 삶을 밝혀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지난겨울 우리는 거짓 없는 마음, 진실한 실천만이 나라와 국민의 희망이 될 것을 깨달았다”며 “고통받는 중생을 향한 한없는 자비심과 원력으로 헌신하는 지도자야말로 우리 사회를 밝게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확신으로 우리는 선각이자 후견의 가르침을 예경해 봉행의 예를 갖추고 있다”며 “예하께서 법으로 밝히신 환한 빛을 따라 참마음에 한 걸음 더 들어서게 됐다. 모두 부처님 은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정 스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사부대중은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는 데 더욱 정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조계종 원로의장 밀운스님은 추대사에서 “사부대중은 진제 종정 예하의 높은 가르침을 받들어 전 세계에 간화선을 전하고, 한국불교가 세계인의 정신을 이끄는 근본도량이 되도록 매진해야 할 것”이라며 “진제 종정 예하의 가르침을 따라 모든 불자가 자신의 본성을 깨닫고, 대승보살의 실천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국무총리는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직무대행이 대독한 축하 메시지에서 “한국불교의 정통법맥을 계승한 종정 예하께서는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사는 인류에게 대화합을 제시해왔다”며 진제스님의 과거 설법 내용을 언급했다. 진제스님은 “‘나와 네가 하나이고 나와 이웃이 함께’라고 생각할 때 ‘바로 이곳이 부처님의 정토(淨土)’”라고 설파한 바 있다.

▲ 27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14대 종정 진제스님 추대법회가 열린 가운데 스님들이 삼귀의를 봉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추대법회에는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국회 정각회장이자 바른정당 대표권한대행인 주호영 의원,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등과 사부대중 1만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종정은 종단의 신성을 상징하고 법통을 승계하는 자리로 최고의 권위와 지위를 가진다. 특히 한국불교 최대 종파인 조계종의 종정은 대외적으로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추앙받는다.

1934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진제스님은 ‘남진제 북송담’으로 회자할 정도로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선승이다. 1953년 해인사에서 보화 선사를 은사로 출가했으며 1958년 해인사에서 구족계를 받았다. 1967년 향곡 선사로부터 깨달음을 인가받고 경허-혜월-운봉-향곡 선사로 이어져 내려오는 정통 법맥을 이었다. 현재 동화사 금당선원 조실, 조계종 기본선원 조실, 해운정사 금모선원 조실 소임을 맡아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