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백하나 기자] 목탁 치는 소로 유명했던 선원사의 소 3마리가 13일 모두 살처분됐다.

선원사 주지 성원스님은 12일 “살처분을 막기 위해 방역소장까지 만나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더 이상 구제역이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아 결정을 내렸다”며 “안타깝지만, 소가 떠난 이후에도 불자들이 기도로서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스님이 선원사에서 키우던 소는 총 세 마리였다. 폐사 직전에 놓인 선원사를 복원할 생각에 100일 기도를 드리던 스님은 소 꿈을 꾸게 됐고, 이후 목탁 치는 소들을 사찰에 들여놨다고 전했다.

스님이 가장 먼저 선원사에 데려온 ‘우보살’은 6년 전 SBS 예능프로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현해 스님의 눈에 들어 선원사에 오게 됐고, 이후 우보살과 같은 고향에서 온 ‘신우보살’, 전남 광양에서 온 ‘광양보살’이 2~3년 사이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마지막 모습을 보인 소들은 12일 오후 불자들을 만나 명복을 비는 의식을 가졌다.

의식에 함께한 트로트 가수 정향숙 씨는 천불가요를 불러 소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다른 트로트 가수 오은주 씨는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12일까지만 해도 불자들을 만나 목탁소리를 들려주던 소들은 13일 입에 거품이 나고 코가 마르는 등의 구제역 증상을 보여 결국 살처분됐다.

성원스님은 “말귀를 잘 알아듣고 유명했던 소여서 안타깝다”며 “동물에 불과하지만 예의를 갖춰 49재를 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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