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세월호가 3년여 만에 인양선박에 안착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 그동안 마련돼왔던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에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는 시민과 전국대학민주동문회 상주단 봉사자의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5일 세월호 인양선박에 안착… 광화문 분향소 찾은 시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 안착한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광화문 416 가족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전 분향소를 찾은 신모씨는 분향 이후 계속 눈물을 흘리며 “대한민국 국민이고 사람이라면 남의 아픔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자식도 아끼며 키웠는데 이 젊은 아이들이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희생돼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신씨는 “촛불집회에 매주 안 빠지고 나와서 노란 리본 만들기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집회 때마다 마음속으로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에게 날씨를 맑게 해줘서 많은 이가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라고 했고 실제로 집회가 무리 없이 진행됐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국민은 있지만 국민을 보호할 국가가 어디에 있는가 생각이 들어서 답답한 마음”이라고 현 정부의 현실을 지적했다.

▲ 25일 '광화문 416 가족분향소'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광화문 분향소에는 전국대학민주동문회가 세월호 참사 1주기 전인 지난 2015년부터 상주단 자원봉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 상주단 봉사에 나선 경희대동문회 김종옥 사무국장은 “예전에는 점심시간 전·후 1시간 정도에만 사람이 많았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오전·오후 모두 사람이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보고) 저렇게 배를 끌어올리고 있는데 3년 동안 왜 바다에 놔뒀을까? 저를 포함한 많은 이가 의문을 갖는다”며 “기술력 검증 등 말이 많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전에는 왜 인양하지 못했을까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근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에 대해 그는 “탄핵 정국이 시작한 지 5개월이 돼 간다. 그 시간이면 자료가 있다 하더라고 숨기거나 파기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검찰이 뒤늦게 나서는 것도 보여주기 식이 아니냐고 주변에서 많이 말한다”고 답했다.

세월호 가족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그는 “아이들뿐 아니라 가족을 잃은 분에게 어떤 말로 위로가 되겠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지난 3년간 버텨온 것처럼 굳건히 이겨내주시길 먼저 바란다”고 울먹였다.

이어 그는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 있는 사람이 처벌되는 날까지 많은 사람이 응원하고 있으니 힘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며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9명을 꼭 찾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관에는 세월호 희생자 중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사진과 당시 상황을 설명한 글 등이 전시돼 있었고 시민이 발길을 멈추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향소에 9명의 미수습자들을 알리는 깃발이 꽂혀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세월호 희생자 미수습자 9명에 대한 사진과 관련 글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세월호가 인양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함께 중단됐던 촛불집회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21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로 열릴 예정이다. 집회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주최한다.

같은 시간 청계광장에서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등이 집회를 열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를 규탄하고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주장한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함께 헌재와 국회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은 154개 중대 1만 2300여명이 투입·배치돼 양측의 충돌을 막고 질서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과 시청 및 청계 광장 부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등을 요구하는 촛불집회 참여자들과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무효를 외치는 친박단체들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들이 중간 지점에서 진을 치고 막아서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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