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임원들이 24일 전경련회관 오키드룸에서 혁신안 발표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임상혁 전무, 권태신 부회장, 허창수 회장, 배상근 전무 (제공: 전경련)

‘대국민사과’ 뒤 혁신안 발표
허창수 “경제단체 역할 충실”

‘7본부→1본부 2실’체제 개편
조직과 예산 40% 이상 축소

의사결정 ‘회장단→이사회’
한경련 싱크탱크 기능 강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50년 만에 간판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혁신에 돌입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2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혁신안을 발표했다.

허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불미스런 일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전경련은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혁신안의 핵심은 ▲정경유착 근절 ▲투명성 강화 ▲싱크탱크 강화 등이다. 

특히 ‘전경련’이라는 이름은 ‘한국기업연합회’로 바꾸기로 했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50년간 사용해 온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간판을 내려놓겠다”면서 “회원기업들이 중심이 되는 ‘한국기업연합회’로 거듭 나겠다”고 밝혔다.

1961년부터 주요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해온 회장단 회의는 이날 회의를 끝으로 폐지된다. 앞으로 전경련의 중요 의사결정은 신설되는 경영이사회에서 이뤄진다. 경영이사회는 기존 오너 중심의 회의체 성격을 탈피해 주요 회원사 전문 경영인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처럼 의사결정구조가 이사회 중심으로 바뀌면 회원사가 지적해 온 사무국의 독단적 결정 등의 관행도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게 전경련 측의 설명이다.

미르재단 출연 주도 등으로 문제가 됐던 사회본부를 폐지하는 등 조직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기존 7본부 체제를 커뮤니케이션본부, 사업지원실, 국제협력실 등 1본부 2실 체제로 바꾼다.

앞으로 한국기업연합회는 주로 위원회·협의회 등을 통한 소통 기능과 한미재계회의 등 민간경제외교 역할에만 집중한다. 이에 따라 조직과 예산을 40% 이상 감축해, 강도 높은 혁신을 단행한다.

기존 경제·산업본부의 정책연구기능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으로 옮겨 싱크탱크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경연은 기업정책 연구만이 아니라 저출산·4차 산업혁명 등 국가적 어젠다에 대한 연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과 권태신 신임 부회장을 축으로 이 같은 쇄신안을 강도 높게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하지만 강도 높은 혁신안에도 전경련의 앞날은 순탄치가 않다.

무엇보다 이미 탈퇴한 4대 그룹을 뺀 조직 쇄신이 시급하다. 회비와 활동 등 모든 영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4대 그룹이 없이 기존 조직과 사업을 유지하는 게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탈퇴한 기업들이 최대한 빨리 회원사로 들어오면 좋겠다”며 “회원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전경련 조직을 바꾸고 쇄신하는 것이니만큼 탈퇴한 회원들이 다시 들어와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기련이 효율적으로 기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 혁신위원회는 혁신의 세부내용 마련을 위해 수시로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이날 발표한 전경련 혁신안은 이사회와 총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