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중국 후난성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축구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6차예선 A조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1-0으로 진 한국 대표팀이 경기 후 아쉬워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축구가 ‘공한증’에 시달려왔던 중국에 0-1 패배를 당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행이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 중국 창사의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35분 위다바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중국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이 A매치에서 중국에게 패한 건 지난 2010년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0-3 패배 이후 7년 1개월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역대 전적에서는 18승 12무 2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 패배하면서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3승 1무 2패를 기록했는데 홈에서만 3승을 거뒀고, 원정성적은 1무 2패로 상당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곧 안방에서만 아시아 호랑이였고, 원정을 나가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국은 마치 지난 이란 원정경기를 보는 듯 답답한 공격을 펼쳤다. 6대 4의 앞선 점유율에도 마무리를 못했고, 제대로 된 속공을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의 속공에 계속 수비는 흔들렸다.

특히 이날 경기는 한반도 내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양국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치러져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전 일방적인 공세에도 유효슈팅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고누적으로 빠진 손흥민의 공백이 크게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한국은 중국의 세트피스 한 방에 무너졌다. 전반 35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골지역 왼쪽에 포진한 위다바오가 달려 나오면서 헤딩으로 크로스 방향을 살짝 바꿔 골문 안으로 넣었다.

0-1로 전반을 마치자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원톱으로 나섰던 이정협을 빼고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양쪽 측면에서 제대로 된 크로스를 올리지 못하면서 김신욱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했다.

측면 공격이 막히자 기성용이 두 번의 강한 중거리 슈팅을 날려 흐름을 가져오고자 했으나 중국의 골키퍼 쩡정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후반 20분 황희찬을 고영민 대신 투입해 공세를 강화했으나 공격 해법은 찾지 못했다.

골키퍼 권순태가 중국의 공격을 막은 뒤 재빠르게 공을 전달했으나, 빠른 공격 전환도 이뤄지지 않았다. 예리한 패스는 나오지 않았고, 주로 공을 돌리는 패스가 나오다 보니 공격속도는 천천히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중국에게 한 수 배운 경기가 됐다. 중국은 몇 차례 역습을 시도해 우리 수비를 흔들었고, ‘중국해외파’ 장현수(광저우)와 홍정호(장쑤)가 지킨 중앙수비는 불안해보였다.

제대로 시원한 공격 한 번 제대로 펼치지 못해 패배한 한국은 다행히 우즈베키스탄이 시리아에게 0-1로 덜미를 잡혀 2위 자리는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한국(승점10)은 우즈베키스탄(승점9)과 시리아(승점8)의 맹추격을 받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시리아와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홈경기를 치른다.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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