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23일 오후 재킹바지선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해양수산부) ⓒ천지일보(뉴스천지)

부식된 세월호 수면 위로… 4월 초 목포 신항 거치 목표
미수습자 가족 “국민께 감사, 마지막까지 관심 부탁”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세월호가 침몰 3년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본격적인 인양 소식에 그리워했던 아들, 딸, 남편과의 만남을 간절히 바랐다.

23일 오전 4시 47분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1073일 만이다. 3년여 동안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는 곳곳이 부식되고 녹이 슨 모습이었다.

해양수산부와 인양 업체 상하이 샐비지는 당초 이날 오전 11시까지 수면 위 13m까지 인양을 목표로 진행했으나, 물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잭킹바지선 인양줄(와이어)과 세월호 선체 간 간섭현상이 발생해 인양 작업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세월호 선체가 13m 위로 끌어올려지는 작업이 완료되면, 이후에는 1.8㎞ 떨어진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해수부는 24일까지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싣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45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포 신항 거치 시점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수면 위 13m 부양 후 목포 신항 거치까지 약 12~13일 정도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변수 없이 인양 작업이 이뤄진다면 세월호 선체는 참사 3주기 전인 다음 달 초 목포 신항에 거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월호 선체가 목포 신항에 거치되면 합동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진도 팽목항에 있던 유가족 지원시실도 옮겨올 계획이다. 국회 추천 5명, 유가족 대표 추천 3명으로 구성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도 선체 수색·조사에 나선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이날 인양 작업현장에 방문해 “배 위치 중 A데크, B데크 부분에 미수습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작업 중 외부에서 미수습자가 발견되지 않았고 선체구조가 비교적 복합적이고 단단한 구조다. 가능한 한 선체 안에서 9명을 찾길 원하고 개연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양 현장에서 1.6㎞ 떨어진 배 위에서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감사 인사와 함께 세월호 인양과 미수습자 9명 수색, 침몰원인 규명 등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1반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새벽에 배가 올라왔단 얘기를 듣고 환호를 질렀다. 이제 9명을 찾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막상 배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씨는 “우리 아이가 저렇게 지저분한 데 있었구나. 불쌍해서, 추워서 어떡하나 하는 생각에 억장이 무너졌다”며 “미수습자 가족의 소원은 시신을 찾아 유가족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도 SNS를 통해 미수습자의 무사귀환을 바랬다. 4.16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수면 위로 올라온 세월호를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며 “미수습자 9명 모두 무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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