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본문과 무관함.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작년 인구 1000명당 혼인 5.5건
20대 후반 남성 혼인율 감소
젊은층 ‘결혼 필요하다’ 인식 줄어
2025년, 여성 10명중 1명은 독신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지난해 혼인 건수가 42년 만에 가장 적은 가운데 혼자 사는 비혼 여성의 비율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의 ‘2016년 혼인·이혼 통계’ 자료에 따르면 작년 혼인은 28만 1600건으로 1년 전보다 7.0%(2만 1200건) 감소했다. 혼인은 1974년 25만 9100건 이후 가장 적어 1970년대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이후 꾸준히 유지되던 30만건대도 무너졌다.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은 5.5건에 불과했다. 이는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작년 남성 혼인율은 30대 초반(59.3건), 20대 후반(36.8건), 30대 후반(24.3건) 순이었다. 특히 20대 후반의 혼인율은 사상 처음으로 40건대 아래로 떨어졌다. 20년 전은 99.2건, 10년 전은 56.7건으로 수직 낙하했다.

여성 혼인율은 20년째 20대 후반에서 가장 높지만, 수치는 크게 하락하고 있다. 남자 연상 부부는 나이 차이를 막론하고 꾸준히 그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여자가 1~2세 많은 부부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으로 20년 전에는 7.3%에 불과했다. 하지만 10년 전 9.6%, 작년 11.4%로 증가했다.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를 나타낸 가운데 혼자 사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2025년에는 50세가 되는 여성 10명 중 1명은 사는 동안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독신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독신율은 50세에 도달한 시점에서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비율을 의미한다. 5년마다 하는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를 토대로 여성 독신율을 구하면, 1990년 0.5%, 1995년 0.7%로 1% 미만이었다. 이후에는 2000년 1.3%, 2005년 1.9% 2010년 2.5%로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증가 추세가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그 변화율을 대입할 때 여성 독신율은 2015년 3.8%, 2020년 7.1%, 2025년 10.5%로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아직은 생애에 걸쳐 대부분이 결혼하는 ‘보편혼’ 사회지만, 대다수가 결혼한 것으로 파악되는 연령대는 빠르게 상승 중이다. 전체 여성 중 90% 이상이 한 번이라도 결혼한 연령은 1990년에 29세였다. 하지만 1995년 30세, 2000년 32세, 2005년 36세, 2010년 39세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결혼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줄어든 것과도 관련이 있다. 1만 8000여 표본 가구에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에게 결혼 가치관 등을 묻는 통계청 사회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와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라고 긍정적으로 응답한 미혼남녀의 비율이 16년 동안 크게 하락했다.

25~29세 미혼여성 중 결혼을 긍정적으로 본 비율은 1998년 52.5%대에서 2014년 44.1%대로 하락했다. 30~34세는 46.8%에서 35.6%로 낮아졌다. 미혼남자 25~29세에서도 긍정적 응답이 77.0%에서 55.2%로, 30~34세에서는 75.4%에서 52.2%로 추락했다.

과거에는 결혼이 성인이라면 누구나 하는 의무사항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선택사항으로 보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이런 태도 변화로 실제로 결혼하지 않는 여성도 늘어나는 것이다. 보고서는 “결혼은 일반적으로 출산과 양육 등 가족적 책임 증가를 부르는 사건인데 결혼에 대한 부정적 가치관은 결혼율을 낮추고, 이는 혼외출산율이 극히 낮은 한국 사회에서 출산력을 낮추는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육수아 결혼정보회사 듀오 상담매니저는 결혼 건수가 적어진 현상에 대해 “실질적으로 그렇다. 요즘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연애와 결혼은 다른 부분으로 자신이 원하는 배우자를 찾기 위해 외모를 중요시 하는 경우가 있고, 경제력 활동이나 성격 등에 포커스를 맞춰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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