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시선에 비친 근대 한국’ 표지 (제공: 한국학중앙연구원)

50년간 한국 방문한 러시아인 기록 모아 담아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기동)이 한국 근대사의 격동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러시아인들의 생생한 기록으로 가득한 ‘러시아의 시선에 비친 근대 한국’을 펴냈다.

이 책은 러시아어 원서 ‘Корея Глазами Россиян(2008)’를 번역한 것으로, 1895년부터 1945년까지의 50년 동안 한반도를 방문한 러시아 사람들의 수많은 기록을 모았으며, 이를 통해 격변기 근대 조선의 정세와 경제 및 민중의 삶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시선이 잘 드러나 있다.

수록된 자료들은 조선에 파견된 러시아 관료들의 공식 외교문서에서부터 각종 보고서, 기사, 편지, 기행문에 이르기까지 폭넓고도 다채롭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기록과 증언을 통해 당시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공적, 사적 의견과 입장을 엿볼 수 있다.

한중연 출판부 ‘번역총서’ 시리즈 중 6번째 권이다.우선 이 책은 격변기 한반도에 관해 러시아에서 새로 발굴한 다양한 자료다. 러시아 공사 파블로프가 외무성 장관 람즈도르프에게 보낸 비밀 전문, 가린-미하일로프스키와 P. U. 시미트 교수의 조선 여행기, 조선의 북부와 평양을 두 차례 탐사한 루벤초프의 글 ‘조선의 함경, 평남 지방’ 등 모두 52편의 자료를 소개하면서 격변기 근대 조선의 모습을 더욱 실감나게 소개하고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을미사변에서 광복까지 격동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기록이 담겨 있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 일본은 아시아의 오랜 맹주였던 중국을 물리치면서 동아시아의 새로운 강대국으로 급부상한다. 청일전쟁의 승리 이후 제국주의 확장에 자신감을 얻게 된 일본은 결국 1895년 10월 명성황후 시해를 계기로 조선 침략의 야욕을 더욱 노골화하기에 이른다.

당시 이 격변의 한반도를 바라보던 외국인의 시선은 어땠을까. 특히 또 다른 패권국이었던 러시아에게 조선의 현실은 어떻게 비춰졌을까. 이 책은 실제로 을미사변의 현장을 직접 목격한 러시아인 A. 세레딘 사바틴의 서신으로부터 시작한다.

또 명성황후 시해 현장을 목격한 유일한 외부인이었던 러시아인의 눈에 비친 사건의 전말 등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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