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민주, ‘朴 정부’ 실정 연일 맹공
“보수정권 10년 되돌아봐야”
한국당, 노무현 거론하며 반격
‘샤이 보수’ 지지층 결집 노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조기 대선이 50일 안으로 다가오면서 대선판을 유리한 구도로 끌어가기 위한 ‘프레임 전쟁’도 가열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압도적인 지지율로 순풍을 탄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교체론을 전면에 내세워 굳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에 맞서 자유한국당은 ‘친노(친노무현) 프레임’을 전격 가동하고 나섰다. 야권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친노 대 보수’ 구도로 만들어 뒤집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연일 거론하며 진보와 중도 진영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책임이 현 집권세력에 있을 뿐 아니라 집권 기간 중 각종 정책과 국정운영 실패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됐다는 점을 부각해 정권교체의 열망을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당일인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정경유착, 국정농단, 권력사유화 등 위헌적 행위에 의해 대한민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며 “보수정권 10년 사이에 잘못된 정책과 잘못 운영된 국정방식 때문에 대한민국은 활기를 잃었고, 국민은 분열됐으며, 만성적인 저성장 국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보수가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능하며, 뻔뻔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에 맞춰 지난 보수정권 10년을 평가하고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사실상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운데)가 20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에서 대학생, 시민과 함께 대선 경선 홍보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 역시 ‘정권교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표심 다지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궁지에 몰린 한국당은 문 전 대표나 안희정 충남도지사로의 집권은 정권교체가 아니라 ‘노무현 2기 정부’라는 등식을 들고 나왔다. 민주당의 정권교체 프레임에 제동을 걸고 노무현 정권과 문 전 대표에게 반감이 있는 이른바 ‘샤이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친노 프레임 공세에 가장 적극적인 이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다. 한국당 내 유력 주자인 그는 최근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자신의 ‘성완종 리스트’ 연루 혐의와 관련해선 “유죄가 나오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홍 지사가 막말 논란과 비판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친노 프레임 속에 보수 지지층을 결집해 문 전 대표와 양강 구도를 그리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 역시 지원 사격에 나선 상황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비상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가 적폐 청산을 외치려면 지금이라도 떳떳하게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뇌물 사건을 다시 수사해 진실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말하라”고 주장했다. 한국당과 박근혜 정부를 적폐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문 전 대표에 맞서 친노 이미지를 덧씌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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