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앞둔 21일 오전 강남구 삼성동 자택 앞은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일부 지지자들, 시위 중 제압당해
경찰, 자택앞 12개 중대 배치해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앞두고 21일 서울 삼성동 자택 앞은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자택 앞은 전날부터 검찰 소환에 반대하는 지지자들과 취재진, 구급차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경찰도 12개 중대(1000명)를 배치했다. 이들은 모두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지지자들은 ‘고영태 이진동 김수현부터 즉시 수사하라’는 피켓을 들고 태극기를 흔들면서 자택 앞 인도에서 박 전 대통령을 기다렸다. 오전 7시께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119구급차가 도착했다. 오전 7시 5분께 경찰 대열이 진입해 사저 인근 도로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인도에 서 있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와 위치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사복을 입은 다수 경찰관도 투입됐다.

그러던 중 갑자기 흥분을 참지 못한 여성 지지자 4명이 사저 앞에서 과도한 시위로 여성경찰관 10명에게 들려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흥분하지 말고 진정하시라”는 여성 경찰관의 머리채를 잡는가 하면 이빨로 깨물고 발로 차는 등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다. 30여분간의 실랑이 끝에 이들은 제압당하면서 “팔이 아프다” “사람 살려”라고 외쳤다. 이들 중 교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아버지”를 외치며 통곡했다. 결국 이들은 여성경찰관 10명에 들려 119구급차로 이송됐다.

오전 8시가 되자 더욱 많은 인파가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죄 없다. 만세”를 외치던 한 지지자는 “길에서 밤을 지샜다”며 “경찰은 우리가 시위도 못 하게 한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박근혜를 구속하라”라는 1인 시위자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자택 주변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사태가 악화됐다. 그는 경찰의 제재를 받으며 시위장에서 밀려났다. 주변 시위자들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오느냐”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냐” “당장 나가라” 등의 고함을 치며 1인 시위자를 비난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나와 검찰에 출석할 시간이 다가오자 지지자들은 “고영태를 수사하라”며 더욱 언성을 높였다. 오전 9시 15분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통령은 곧장 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을 앞둔 21일 오전 강남구 삼성동 자택 인근에서 검찰 소환에 반대하는 지지자들이 길가에 누워서 항의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중앙지검 주변은 이른 오전부터 삼엄한 경비 속에 극도의 긴장감이 흘렀다. 검찰과 경찰은 전날 밤부터 대검찰청 맞은편 중앙지검 서편 출입문은 사실상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방향으로 난 동편 출입구도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대문은 닫아둔 채 쪽문을 통해 취재진과 직원이 청사 출입을 허용했다. 이는 전직 대통령 경호 문제 등의 이유로 인근 대검찰청 방향 정문은 폐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지검 인근에만 경찰 24개 중대 1920여명의 병력이 배치됐고 청사 주변에도 돌발상황에 대비한 경찰 병력이 곳곳에 배치됐다. 오전 9시 2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현장에 있던 취재진에게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하고서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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