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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스님 어떡하나… 불교계도 기본소득 논의
차은경 기자  |  anbu116@newscj.com
2017.03.20 23: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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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대표 법일스님)가 20일 서울 종로구 불교여성개발원에서 ‘기본소득과 불교’를 주제로 제4회 녹색불교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환경연대 ‘기본소득과 불교’ 녹색불교포럼
하승수 변호사 “스님들도 ‘비빌 언덕’ 필요해”
유승무 교수 “‘승가형 기본 소득제’ 도입해야”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승가의 ‘흙수저’에게는 생존의 요구가 더 시급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태는 삼보정재(승가의 재화)의 사유화 경향, 승가불평등 심화 및 일부 출가자의 빈곤, 출가자 감소, 세속화 및 사사화 경향, 각종 범계의 발생, 신도 수 감소 등의 악순환 고리로 이어집니다.”

조기 대선을 맞아 이재명, 심상정 등 여러 후보가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기본소득이란 모든 사회구성원의 적절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 재산, 노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개별적으로 무조건 지급하는 소득이다. 스위스는 지난해 기본소득 도입을 앞두고 국민투표를 했고, 핀란드는 올해부터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불교계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오늘날 한국불교의 적나라한 승가 현실을 보면 모든 출가자는 삭발하고 처음 경험하는 승가생활인 행자시절에서부터 번뇌와 마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어지는 사미(예비승려, 여자: 사미니) 시절도 결코 녹록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대한불교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가 행자 생활 실태 파악과 개선을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한 번이라도 퇴사를 생각해봤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출가자 삶의 현실적 조건이 출가 이전의 꿈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출가자의 현실과 직결되는 문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경제력이다.

불교환경연대(대표 법일스님)는 20일 서울 종로구 불교여성개발원에서 출가자들의 경제적 여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본소득과 불교’를 주제로 제4회 녹색불교포럼을 열었다.

하승수 변호사(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왜 모두 기본소득에 주목하는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스님들에게도) 기본소득이라는 ‘비빌 언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변호사는 “기본소득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라고 주장하며 “한국에서도 기본소득은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소득 지원에 따른 재원 확보 문제에 대해서는 OECD 평균 34.4%인 국민부담률(조세+사회보장기여금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로 끌어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24.6%인 대한민국의 국민부담률을 OECD 수준인 34.4%로 끌어 올리면 전 국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는 추산이다. 또 하 변호사는 이와 관련된 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로드맵을 만들고 추진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 불교환경연대(대표 법일스님)가 20일 서울 종로구 불교여성개발원에서 ‘기본소득과 불교’를 주제로 제4회 녹색불교포럼을 개최했다. 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 변호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는 승가형 기본소득제의 설계도를 내놓았다. 발제문에 따르면 승가형 기본 소득제의 명칭은 ‘기초 수행지원 보시금’이다. 출가자의 경우 가족의 생계에 대한 부담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생존 이전에 일반인과의 구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선차적 중요성을 갖는다는 이유에서다.

원칙은 기본소득제의 4대 원칙 즉 보편성, 무조건성, 개별성, 충분성을 따른다. 다만 승가형의 특수성을 감안해 ▲계율준수의 의무(범계자에게는 기초수행지원금을 제한할 수 있다) ▲재보시의 반대급부로서 법보시의 의무 ▲자자(불교에서 행하는 참회의식) 및 포살 참여 등 수행이력 증명서 제출의 의무 등 몇 가지 사후 의무를 규정해 둘 필요가 있다.

지원금액은 모든 출가자에게 1인당 월 50만원, 연간 600만원(기본소득 한국네트워크에서 제안한 규모)을 무조건 지급한다. 조계종단 출가자 수를 1만명으로 가정할 때 여기에는 약 600억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

유 교수는 재원 확보 방안으로 ▲사찰 점유비를 세금형식으로 걷기 ▲직영사찰 총수입의 25% 확보 ▲전국 모든 사찰 종무소에 ‘기초 수행지원 복전함’ 설치 ▲관광사찰입장료의 일부를 기초수행지원금으로 편입 ▲일부 출가자의 재보시를 보태기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유 교수는 “승가형 기본소득제도는 교리적 정당성은 물론 역사적 정당성도 내장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의 사회변동과 기본소득제에 대한 관심의 추세를 고려할 때 시대적 요청이나 사회적 요청에도 잘 부합한다”며 “승가형 기본소득제의 제도화를 위해선 어떤 쟁점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그러나 열린 자세로 논의하고 성찰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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