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어린이 1만 3236명 조사 결과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같은 어린이라도 나이가 많을수록 ‘암 예방 비타민’으로 통하는 비타민 D의 혈중 농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남아의 80%, 여아의 84%가 저(低)비타민 D증(비타민 D의 결핍 또는 부족 상태)에 속했다.

2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의과학연구소 진단검사의학과 이안나 전문의팀은 2014년 1년간 전국의 의료기관 332곳이 서울의과학연구소에 의뢰한 0~18세 어린이 1만 3236명의 혈중 비타민 D 농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 소아청소년의 비타민 D 부족과 결핍 유병률: 성별, 연령, 계절 및 지역에 따른 분석)는 대한임상화학회가 출간하는 LMO(Laboratory Medicine Online)저널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어린이의 혈중 25-하이드록시비타민 D(25OHD) 농도를 측정해 농도가 20ng/㎖ 미만이면 비타민 D 결핍, 20.0~29.9ng/㎖이면 부족, 30.0ng/㎖ 이상이면 충분이라고 분류했다.

전체 어린이의 평균 비타민 D 농도는 22.2ng/㎖으로 부족 상태였다. 여아의 비타민 D 농도(21.6)가 남아(22.9)보다 낮았다. 연령별론 7세 미만(유치원생)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24.2ng/㎖으로 가장 높고, 다음은 7~12세(초등학생, 19.0), 13~15세(중학생, 16.0), 16~18세(고등학생, 15.0) 순이었다. 어린이의 나이가 많을수록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감소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중·고생이 과중한 학업과 입시 경쟁으로 햇빛을 볼 시간이 부족한 탓으로 풀이된다.

계절별론 어린이의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여름에 23.2ng/㎖으로 가장 높았고 봄(21.6)이 가장 낮았다. 월별론 8월이 24.12ng/㎖으로 최고, 12월이 최저(21.3)를 기록했다. 이는 비타민 D가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합성되는 ‘선 샤인 비타민’이란 것과 관련이 있다.

이 전문의는 “봄철 비타민 D 결핍을 방지하려면 햇볕을 충분히 쬐어 체내 합성을 증가시키고 음식으로 보충해야 한다”며 “봄엔 꽃가루·황사·미세먼지가 심한 데다 바람이 아직 차가워 팔·다리를 노출한 채 햇볕을 쬐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하루 적정량의 비타민 D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팔·다리가 보이는 상태에서 10~20분, 주 3~4회 정도 한낮 햇볕을 쬐는 것이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비타민 D 합성을 방해한다.

이 전문의는 논문에서 “국내 어린이·청소년에서 비타민 D 결핍과 부족률이 매우 높다”며 “봄과 겨울, 연령 증가, 여아, 도시 지역 거주 같은 요인이 비타민 D 결핍·부족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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