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 입구에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암사동 유적 유네스코 등재 추진… 국내 신석기시대 최대 마을 단위 유적
돌도끼, 빗살무늬 토기 등 다양한 유물 출토돼 역사적 가치 상당해
전문가들 “고증 통해 정확하게 표현하고 신석기시대 이미지 잘 전해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서울 암사동 유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합니다.’

17일 오후 서울 강동구 암사동 선사유적지. 입구에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이곳을 지나는 관광객들 모두 유네스코 등재 추진에 기대하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럴만한 것이 이곳 유적은 신석기시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암사동유적은 지금까지 확인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유적 중 최대의 마을단위 유적이다. 구조뿐 아니라 다양한 유물도 출토돼 역사적 가치도 상당하다.

이와 관련, 강동구는 유네스코 등재 추진을 위한 새 옷 갈아입기 준비에 한창이었다. 전날 ‘서울 암사동 유적 전시물 제작・설치 사업 착수보고회’가 열리기도 했다.

강동구에 따르면, 1988년 개관한 국가지정 문화재 제267호인 서울 암사동 유적의 보존과 보편적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서울 암사동 유적 리노베이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는 전시관(제1, 2전시관)과 체험마을 내에 있는 ‘시간의 길’에 노후된 전시물과 내부 관람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공사다.

▲ 지난 16일 열린 ‘서울 암사동 유적 전시물 제작 설치 사업 착수보고회’ 모습.ⓒ천지일보(뉴스천지)

이에 따르면 대형스토리영상, AR체험(증강현실 체험) 등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한 전시기법과 매체를 활용해 전시 콘텐츠를 전면 교체한다. 또한 신석기 문화의 중심지로서 암사동 유적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스토리 전개 연출, 중앙유구의 부각, 관람자의 관람 편의를 우선으로 고려한 공간과 동선 구성 등 차별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공사는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연말에 공사가 마무리되면 2018년 전시관을 박물관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보다 정확한 고증단계를 거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섭 한성백제박물관 전시기획과장은 “신석기시대가 지금 현재 우리의 삶과 어떤 연관성을 가졌는지를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며 “전시라는 것은 목표도 중요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식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암사동 유적 전시실 안에 있는 출토 유물. 빗살무늬토기(왼쪽)와 돌도끼. ⓒ천지일보(뉴스천지)

그러면서 “무엇보다 쉽고 재미있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야한다”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고증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신석기시대를 살아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부분 연구결과를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방식이다. 교과서에도 실리는 유적이면 안정적으로 구현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는 수십명의 학자가 동원돼 자문단을 구성해 고증 작업을 거치고,그 결과를 영상과 그림으로 정확하게 표현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장은 “신석기시대인은 우리보다 더 우아한 삶을 자연과 더불어 살았을 것”이라며 “전시관 개관 후 최종 모습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유적에 맞게 세심하게 자료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암사동 유적 전시실 안의 모형. 신석기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어 “기본적으로 신석기시대라는 이미지를 더 정확히 파악해 관람객에게 신석기인의 생활상을 잘 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명지전문대 교수는 좋은 박물관은 지역주민과 호흡할 때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시될 유물과 복제품에 대한 확보 계획 리스트가 잘 준비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이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암사동 유적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이들은 유네스코 등재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다.

한 시민은 “중고생의 한국사 문제 중 처음 나오는 게 신석기시대”라며 “전시관도 스토리가 들어있게 구성해 찾아오는 이들에게 의미를 잘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역사의 시작 부분에 있던 장소 중 하나가 ‘암사동’이라는 점도 잘 표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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