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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스케치] 소박한 이야기와 변화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3.19 16:4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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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뉴스천지)

김동희 건축가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듣기에 대수로운 이야기가 아니었지만, 소박한 것 또한 아니었다. 요구사항들은 변화를 꿈꾸지만 현실의 벽은 언제나 높아서,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다. 변화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마저 화석처럼 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해온다.

이루어지지 못한 욕망들은 넘을 수 없는 벽처럼, 절망으로 다가온다. 절망의 처방전은 언제나 그렇듯 희망이다. 희망은 으레 청량하고 따뜻한 빛에 비유되곤 한다. 벽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한 줌의 볕이 신선한 느낌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희망이라 불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 그 좁은 틈을 타고 들어오는 희망은 금세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꼭 별나라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처음부터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었다.

삶을 변화시키는 요소는 어떤 것들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아도 마땅한 것이 없다. 아침에 조금 더 일찍 일어나거나, 좀 더 몸에 좋은 음식을 먹거나,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의 옷을 입어본다거나 하는 정도랄까. 이런 행동들은 삶의 형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에는 미미한 것들이다. 이 순간 주어진 틀 속에서 변화를 꾀하는 최선의 방향일 것이다. 근본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특별한 기대도 없다. 벽이 갈라져 새로운 빛이 들지 않는 한, 변화의 형태는 소소한 것들일 뿐이다.

꼭 둘 사이에 햇볕이라도 내리쬐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용기가 없어 서로를 등지고 하염없이 먼 공간을 만들고,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됐다. 새로운 공간을 받아들일 만한 용기가 필요한 것은 아닐는지 고민해본다. 그저 기다린다고 꿈꾸고 희망하던 욕구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희망은 용기를 내서 찾아야 하고, 파헤쳐 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막힌 벽을 두드려 한 줌 볕이 들 수 있는 틈을 만들듯이. 적응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고 믿고 있었지만, 금세 현실에 적응해 있다. 그런 우리 모습이 때론 우습기도 하다.

하염없이 멀게만 느껴지던 공간에 매일같이 이상한 물질이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단지 별 이야기는 공간 어딘가에 흔적으로만 남아있을 것이다. 지나온 삶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은 금세 지나가는 듯하다.

내일의 공간은 어제의 공간이 아니다. 내일의 공간은 미래의 공간이고, 희망의 공간이기 때문에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요새이다. 어제의 공간은 나를 얽매는 공간이며 아무리 넓어도 갇힌 공간일 뿐이다. 다시 분해하고 조립되는 과정을 수차례 감내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 미래의 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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