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종회 화백이 목탄으로 그린 인물화. 김연수 김한의원장(왼쪽), 이인규 한국교육연구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22~30일 ‘갤러리관악’에서 50여 작품 선봬
“귀주대첩 1000주년… 1000명 그린다”

[천지일보=박정렬 기자] 목탄으로 그려진 관악구의 인물 50여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는 22~30일 관악구청 2층 ‘갤러리 관악’에서 ‘관악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인물화 전시회가 열린다.

유종필 관악구청장, 길용환 관악구의장, 김윤철 관악문화원장, 김병욱 강남고려병원장, 김정수 서울미술고등학교 설립자 등 지역 인사를 비롯해 교육자, 무용가, 의사, 사회활동가, 영화감독 등 관악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주인공이다.

전시회를 준비한 이는 유종회 화백. 모교인 서울미술고등학교에서 강사로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번이 7번째 개인전이다.

인물화를 그리게 된 동기를 물으니 유 화백은 어린 시절 얘기를 꺼낸다. “5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너무 어려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었고 또 아버지의 부재가 당연한 듯 느껴졌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버지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왔다는 것이 너무도 슬펐다”며 인물화를 통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서울역 노숙인들이나 탑골공원 할아버지들에게 눈길이 많이 갔다고.

이런 관심은 그의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유 화백은 2001년 서울역 노숙인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아 ‘소외 계층에 대한 무채색언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이어 속리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린 ‘속리산 연가’ ‘아프리카 중동의 한국인들’ 등 우리 주변을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을 주로 그렸다. 인물화는 대상과의 소통, 교감이 밑바탕에 깔려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 유종회 화백. ⓒ천지일보(뉴스천지)

관악 인물전을 준비하기 시작한 때는 작년 봄. 계절이 한바퀴 돌아 50여 작품을 선보이지만 그림을 부탁하기 위해 만난 사람은 훨씬 많다. 준비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을 물었다.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그림을 보여주면 자기랑 닮지 않았다며 소위 ‘클레임’을 거는 경우도 있다고.

유 화백은 “드로잉으로 그려서 보여주면 안닮았다고 해 자꾸 만지다보니 초상화가 됐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그린다는 이유도 있지만 살아있는 인물화를 그린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며 인물화의 가치를 설명했다.

전시회의 의미에 대해서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지 않은가. ‘우리 인간은 모두 하늘 아래 있으며 땅 위에 존재한다’는 진리를 바탕으로 동서와 남북이 하나되고 서로를 존중하는 인본정신으로 회귀되기를 바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유 화백은 전시회를 마치면 안중근 의사의 실제 모습을 그릴 것이라 한다. 우리가 흔히 봐왔던 안중근 의사의 사진은 나라를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방아쇠를 당겼던 의기에 찬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 고대사 인물들도 그의 작품활동 계획에 들어 있다. 대형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는 유 화백은 “2019년은 귀주대첩 1000주년이 되는 해다. 강감찬장군기념사업회와 함께 관악의 인물 1000명을 그려 선보일 계획”이라며 “관악구의 뜻 있는 예술인, 시민, 학생들도 함께 참여하길 바란다”며 한마디 덧붙였다. “인물화는 회화의 꽃이며… 영생한다.”

‘관악 사람들’ 개전식은 22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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