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수사, 법과 원칙대로 가야 한다
[사설] 박근혜 수사, 법과 원칙대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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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21일 오전 9시 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지 11일 만에 이제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이 밝혔듯이 이번만큼은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파면된 전직 대통령인 만큼 더 이상 검찰조사를 거부할 명분이나 방패도 없다. 만약 이번에도 거부한다면 검찰이 강제구인도 불사할 것이다. 아마 박 전 대통령 측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형사 피의 사실은 모두 13개에 달한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토록 강요한 혐의를 비롯해 특별검사 측이 추가로 제기한 뇌물수수 혐의도 포함돼 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도운 대가로 433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다. 국민연금을 동원해 이재용 부회장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인 만큼 이 또한 죄질이 극히 나쁘다. 유죄가 인정된다면 중형을 면키 어렵다. 이미 관련자들의 증언과 관련 증거가 나왔다고 하니 재판부의 결정을 지켜 볼 일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의지는 이전보다 강력해 보인다. 박근혜 전 대통령 측과의 그 어떤 협의나 조율은 없다고 못 박았다. 과거 특수본 1기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 신분이었기에 협의나 조율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파면된 민간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의지 그대로 소환날짜와 조사 방식 등도 법과 원칙에 따르겠다고 통보했다. 검찰의 이런 자세는 너무도 당연하고 바람직하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과거 검찰수사는 물론 특검 수사도 이런저런 이유로 거부했다. 게다가 검찰과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 이뿐이 아니다. 헌법재판소 심리 때는 일부 대리인단의 오만하고 무례한 언행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것은 역사에 큰 오명으로 남겠지만 그 과정도 생생히 역사에 기록 될 것이다. 파면의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도 심히 오만하고 거만했다는 뜻이다.

이제 파면된 민간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 앞에 설 것이다. 이 한 장면은 두고두고 우리 국민의 머릿속에 각인될 것이다. 결코 잊지 않겠노라고.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초쯤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검찰조사에서도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인멸의 의혹까지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절차도 밟아야 한다. 검찰이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일반 형사 피의자에게 임했던 그대로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해야 한다. 검찰 스스로 대한민국 법치가 살아있으며 그 가운데 검찰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헌재가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보여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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