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봉사 패러다임 바꾸는 차서메디칼학회

▲ 김형찬 원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박미혜 기자] “사이 격(隔) 여덟 팔(八), 8단계만 거치면 서로 돕는다는 ‘격팔상생역침’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환자를 돌봤습니다. 사람도 한 다리 건너면 이웃이라는 말이 있듯 우리 몸도 서로 상생하게 돼 있고 이는 대자연의 질서를 따르는 것입니다.”

경기도에서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형찬 원장은 지난 2일 건강법 강의와 침 치료를 위해 어김없이 방과후학교 ‘푸른교실’을 찾았다. 그는 1년 동안 격주 금요일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해오고 있다.

김 원장은 아이들을 보며 “보람보다 더 큰 것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이라며 “막상 일을 하다보면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더 많이 배우고 느끼는 시간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평범한 한의사이면서 차서메디칼 학회 회원이다. 차서메디칼이란 차례와 질서에 맞게 ‘원리를 따라 치료한다’는 의미로 지난 2003년 발족해 학문 연구와 더불어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의사들의 전국 모임이다.

 

이들은 인체에 충격이나 타격을 가하지 않고 부작용 없이 생명의 원리, 인체의 생리체계에 따라 치료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모이기 시작했다.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역의 원리를 따른 격팔상생역침, 차서수기 등의 치료법을 구사하며 관심 있는 일반인에게 무료로 가르쳐주기도 한다.

▲ 차서메디칼 회원 한의사들이 지역주민들에게 걷기, 노래하기 등의 건강법을 설명하고 있다.
차서메디칼 회원 40여 명의 한의사들은 항시 ‘인술(仁術)’이 무엇인지, 진인(眞人), 명의(名醫)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그래서 학회에선 ‘수행의 제도’를 도입해 일정기간 의료봉사를 해야 정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주 3일 이상 의료봉사활동을 펼쳐 봉사자의 정신을 실천하기도 했다. 차서메디칼 회원들에게 의료봉사는 그저 기술과 능력의 무상분배 차원이 아니다. 진정한 명의가 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활동이며 ‘의사가 의사다울 수 있는 자세를 갖췄는가’에 대한 자기점검 도구이다.

이들은 의술마저도 시장 논리 속에 갇혀 있는 오늘날의 현실을 거부하며 지역 구성원이 모두 상생하는 의료문화를 만들고자 한다. 즉, 내 병원을 찾는 환자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단위의 주치의가 되어 지역의 환자까지도 치료하는 의료체계를 추구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돕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혈 자리를 이용해 걷기, 의료용 자석 붙이기, 노래 부르기, 책읽기 등 간단한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르쳐준다. 평생교육원이나 지역단체에서 건강법 강의 요청이 들어오면 언제든지 발 벗고 나서서 무료로 강의를 해준다.

최근 차서메디칼은 수술 없는 치질치료에 한창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원 없이도 내장의 근본을 치료해 자연스레 치질이 사라지게 하며 또 항문에 전혀 손대지 않고 한약과 침으로 처방을 내리니 치질로 고생하는 환자에게는 보통 희소식이 아니다.

차서메디칼은 함께 하고자 하는 일반인이나 한의사에게 언제나 열려있다. 원리를 알아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공동체라는 큰 틀 안에서 함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차서메디칼 소속 한의사들의 바람이 속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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