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4년 10월 29일,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끼고 모자까지 눌러쓴 어머니 이씨와 두 아들이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회장 진용식 목사)의 도움을 받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이씨는 자신의 시아버지인 허 목사와 남편(목사)의 성범죄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출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영상 캡처)

2015년 전 세계 놀라게 한 ‘악마 목사 성범죄’ 루머
전남편 친인척 44명 고소한 어머니·무속인 무고 혐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이른 바 ‘세모자 사건’으로 알려진 허모 목사 부자와 아내 이모(46, 여)씨, 그의 두 아들, 무속인 김모(59, 여)씨와 관련된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어머니 이씨와 무속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5일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어머니 이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무고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김모씨는 징역 9년을 확정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2015년 7월 ‘악마 목사 성범죄’ ‘사이비 목사 부자 성범죄’ ‘세모자 성폭행 사건’ 등으로 온라인에 유포돼 온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같은 해 11월 경기지방경찰청은 두 아들이 전 남편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허위 사실을 인터넷에 올리고 전 남편의 친·인척 등 44명을 수사기관에 고소한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구속했다. 또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수사기관에 성폭행 내용을 진술하라고 강요하는 등 아동 학대 혐의가 추가됐다.

무속인 김모씨도 이씨의 배후에서 고소 등을 종용하는 등 무고 교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씨는 지난 2006년 언니의 소개로 알게된 무속인 김씨에게 두 아들의 진로와 건강문제를 상담했고, 김씨는 이씨에게 돈을 받고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말이나 행동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압수수색한 녹취 파일에서는 김씨가 이씨에게 “내가 아니라 내가 모시는 할아버지 신이 (고소 등을) 시킨 거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두 아들이 다치거나 죽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씨는 해당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이 논란이 된 것은 지난 2014년 10월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3연수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리고 난 후다. ‘사이비 목사, A씨 부자 성범죄 의혹 철저 수사 촉구 위한 기자회견’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대표회장 진용식 목사)가 주최했다. 한국교회가 이단감별사로 인정하는 단체가 주최한 기자회견이었기에 개신교 언론들은 ‘사이비 목사’와 엽기적인 행각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당시 기사는 입증되지 않은 사안이었기에 크게 이슈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이씨가 인터넷에 ‘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대국민 여론에 힘입어 우리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인터넷 언론들은 어뷰징기사를 쏟아냈고, 개신교 언론들도 여론 몰이에 가세했다. 그러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후 상황은 바뀌었다. 제작진은 이씨와 두 아들의 수상한 행동들을 포착했고, 이들의 거짓말은 결국 꼬리를 밟히게 됐다.

1심은 무속인 김씨가 경제적인 목적으로 이씨에게 허위 고소를 시킨 것으로 판단하고 이씨에게 징역 3년, 김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이씨는 징역 2년을, 김씨의 형은 유지했다.

2심은 “고소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는데 중증 망상장애와 무속인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때문”이라면서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으로 감형사유를 밝혔다. 또 무속인 김씨에 대해서는 반성 없이 납득하기 어려운 말만 되풀이하는 점, 처벌의 중요성이 큰 점, 비슷한 범죄의 피해를 막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9년의 중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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