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순절 첫 주일인 지난 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한 삼종기도에서 신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교황·염수정 사순절 메시지 발표… 천주교, 교구별 자선모금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사순절을 맞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탐욕과 허영, 자만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이웃을 돌아보고 회개의 삶을 살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최근 ‘하느님 말씀은 선물입니다, 타인은 선물입니다’라는 주제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순 시기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때이다. 말씀과 성사, 우리 이웃 안에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를 따르자”고 말했다.

교황은 담화문에서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루카 16: 19-31)’에 담긴 뜻을 전했다. 그는 “라자로는 우리에게 타인은 선물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생명은 환대와 존중, 사랑을 받아 마땅하며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이들을 환대하고 사랑하게 된다”고 밝혔다.

교황은 “부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지 않았고 결국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게 돼 이웃을 경시했다”며 “그리스도의 승리에 참여하도록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취약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우리의 문을 열어, 부활의 기쁨을 온전하게 체험하고 증언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이번 사순절 메시지를 통해 ‘회개’를 강조하기도 했다. 염 추기경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 2)’라는 제목의 사순절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는 “신자들이 먼저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우리 자신의 회개로 사회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끝으로 “사순(절) 시기 동안 하느님의 말씀을 더 가까이 그리고 더 자주 접하도록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사순절은 예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4월 16일) 전까지 6번의 일요일(주일)을 제외한 40일을 말한다. 사순절 기간에 성도는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며, 회개와 기도, 절제와 금식, 깊은 명상과 경건의 생활을 통해 수난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그 은혜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한편 천주교는 1977년부터 사순 시기에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생각하며 절제와 희생을 통해 이웃과 나눈다는 의미로 ‘사순절 자선모금’을 실시하고 있다.

당시 주교회의 인성회(한국 카리타스 전신)는 사순절 셋째 주 금요일, 성직자·수도자·평신도가 한 끼 단식을 하고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달하면 이를 자선사업기금으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서울대교구는 사순절 모금액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산하 261개 시설을 지원하는 데 쓸 예정이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대구·광주·춘천·인천·수원·원주·안동교구는 각 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사순저금통을 제작해 배포하고 사순절 이후 모인 금액을 사회복지 기금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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