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퇴임을 맞게 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심판의 공정성을 강조하며 분열된 사회가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 권한대행은 13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우리 헌법재판소는 바로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며 “언제나 그랬듯이 헌법재판소는 이번 결정을 함에 있어서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상황과 사회갈등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고 생각한다”며 “비록 오늘은 이 진통의 아픔이 클지라도 우리는 헌법과 법치를 통해 더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분열과 반목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 그 요체는 자신의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며 “이번 진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자유롭고 평등하며 보다 성숙하게 거듭나리라고 확신한다.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떨쳐내고 사랑화 포용으로 서로를 껴안고 화합하고 상생하길 간절히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 권한대행은 지난 6년 동안의 헌법재판관 생활에 대해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 가운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헌법재판관이라는 자리는 부족한 저에게 참으로 막중하고 무거웠다”며 “고요하고 평화롭기만 해 보이는 그 자리가 실은 폭풍우 치는 바다의 한 가운데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여성 재판관에 대해 우리 사회의 소수자와 여성이 기대하는 바도 잘 알고 있었다”며 “그런 때 어떤 판단이 가장 바르고 좋은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저의 그런 고민이 좋은 결정으로 열매 맺었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 권한대행은 “헌재를 신뢰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고 그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헌재에 주신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기대, 비판과 질책은 모두 귀하고 값진 선물과 같았다”고 말했다.

이정미 권한대행은 퇴임식을 마치고 헌법재판관들과 점심식사를 한 후 헌재를 떠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