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다음 날인 11일 탄핵 무효 태극기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새 헌법 재판관 9명으로 다시 심판 요구
일부 참가자 애국가 부르며 오열하기도
“전날 유혈 사태 책임은 종북좌파 소행”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국민저항본부로 이름을 바꾼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11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후 처음으로 열린 ‘제1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 불복을 선언하면서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정광용 국민저항본부 대변인은 이날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한 성명서에서 “헌재의 탄핵 결정은 헌재발 역모였고 반란”이었다며 불복을 선언했다. 이어 “헌재는 심판 과정서 꼭 필요한 증인도, 증거물도 모두 외면했고, 판결문에는 이번 사태를 설계한 고영태 일당과 구체적으로 작업한 검찰, 언론, 특정 인사에 대해 단 한 줄의 언급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주권자인 국민의 이름으로 헌재 해산을 요구하며 새로운 헌법 재판관 9명을 지명해 다시 심판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헌재는 정족수마저 외면하고 말도 안 되는 판결문으로 정의와 진실을 외면했고, 심리는 특정인의 퇴임기간에 맞춘 졸속이었던 만큼 판결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민저항본부는 “말도 안 되는 사유로 탄핵을 주도한 국회와 검찰, 특검, 헌재는 손에 든 것이라고는 태극기 하나뿐인 우리의 인내의 한계를 시험했다”며 “사람이 죽고 아스팔트 위에 피가 뿌려지는 참극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태극기를 든 애국열사의 흘린 피의 대가를 강력히 요구할 것이다. 판결로 진실을 무력화시켰다고 착각하지 말라”며 “국회 해산과 새로운 국회를 위해 총력을 다 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신당 창당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역사에 비통한 날을 기록했다. 최후의 보루인 헌재가 대한민국 국민의 심장에 비수를 꽂았다”며 “대한민국은 건강한 법치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탄핵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해 단식 중인 권영해 전 국방부 장관은 탄핵 반대 시위 도중 숨진 이들을 거론하면서 “어제 희생하신 분들을 위해 살아있는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반전에 아무리 스코어가 나빠도 후반전에 이기면 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전날의 유혈 사태의 책임을 ‘종북좌파의 소행’으로 돌렸다. 정광택 국민저항본부 공동대표가 “어제 버스를 끌고 폭력 집회를 주도한 것은 종북 좌파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자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맞다 좌파 때문이다”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애국가를 부르면서 흐느끼고 오열하는 등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집회에 참석한 고영순(62, 여)씨는 “지금 우리가 얼마나 울분이 터지는지 아느냐”면서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207개 중대 1만 65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집회 관리에 나섰다. 경찰은 전날 태극기집회 일부 참가자들의 폭력 시위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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