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탄핵반대 단체 ‘유혈시위’ 사태 이어져
박 ‘승복 선언’ 안 하고 관저 자리 지켜
유승민 “화해와 통합의 말씀 해달라”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동시에 탄핵 반대 세력의 물리적 투쟁 움직임도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안 인용 결정으로 대통령직을 잃은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까지도 헌재의 결정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당초 헌재 결정 직후 대국민담화를 열고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현재까지도 사저에 머물면서 입을 닫고 있다. 

대통령직 파면 확정에 따라 이르면 이날 중 삼성동에 있는 사저로 이동할 것으로도 관측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삼성동 준비 상황 등을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이 이날 관저에 있을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청와대 퇴거 시점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은 없지만, 야당은 증거 인멸 등의 이유로 박 전 대통령의 기약 없는 퇴거 지연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대통령의 침묵이 계속되는 동안 탄핵 반대 세력이 분노하면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격앙된 시위대가 물리력을 동원해 반발하는 과정에서 2명이 크게 다쳐 숨지고 경찰을 포함해 수십명이 다치거나 중상을 입었다. 시위대 중 일부는 경찰버스를 탈취해 운전하는가 하면 취재 중인 기자들을 폭행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탄핵 반대 단체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11일 토요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열고 투쟁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어서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탄핵 반대 세력이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과격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헌재 선고 직후 “혁명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물리적 충돌을 예고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유혈 충돌과 갈등을 막기 위해선 박 전 대통령의 승복 선언과 함께 화합을 촉구하는 등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진심으로 승복을 말씀해 주시고, 화해와 통합을 말씀해달라”며 “대통령의 감동적인 말 한마디가 분열을 막고 국민의 상처를 치유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헌법질서 속에서 이루어진 결과에 국민 모두는 승복해야 하고, 대통령도 예외일 수는 없다”며 “박 전 대통령은 국정최고 책임자였던 만큼, 헌정질서에 따르는 성숙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하루 빨리 분열과 혼란을 수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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