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주교·불교·개신교·원불교 등 종교지도자 일제히 성명서 발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종교지도자들이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자 일제히 성명을 내고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여 국민 대통합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입장을 내고 “이제는 탄핵을 지지했든 반대했든, 정치권과 국민들이 헌재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국민 통합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의 공동 이익이 무엇인지를 잘 헤아려서 하루빨리 정치와 경제의 안정을 이루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헌재에서 탄핵을 인용하자 성명을 내고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을 파면하는 상황을 맞았다”며 “오늘 선고는 국민이 선출해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주교는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평화 건설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청했다.

불교계도 한목소리로 국민 통합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당부하며 갈등 해소에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헌재의 인용 판결 후 메시지를 통해 “이제 나라 사랑의 큰마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하고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이 화합해 국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촛불과 태극기로 나타난 뜨거운 애국심을 대한민국이라는 큰 용광로에서 함께 마음을 모아 화합의 불길로 승화되도록 해야 한다”며 “화쟁(和爭)의 시대,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도 “나의 주장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주장에도 귀 기울이고 이해하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개신교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국민 통합에 힘써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김영주 총무의 명의의 입장문에서 “믿을 수 없었던 국정농단의 실체가 드러난 후 90여일 만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아갈 실마리를 얻게 됐다”며 “사필귀정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NCCK는 “‘국민주권시대’라는 새로운 가치를 실현해 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이날 성명서에서 “국민 모두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며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 앞에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 이념, 지역, 세대 등의 모든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도 성명을 통해 “이제는 분노와 울분과 격정을 내려놓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 통합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원불교도 한은숙 교정원장 명의의 성명에서 “다소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헌재의 이번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하나 된 대한민국 건설에 모두 함께해 나가는 길뿐”이라면서 “큰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에 화합과 평화의 마음으로 서로 사랑과 배려가 있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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