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8일 베이징에서 내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8일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해 공식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양회) 기자회견에서 한중 관계 전망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사드에 대해 처음부터 결연히 반대했다”며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왕 부장은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으로 매우 중요한 해다. 한국과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국면을 지켜나가길 원한다”면서도 “한중 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한미 양국이 한반도 사드 배치를 고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드의 관측 범위는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고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침해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사드가 이웃 나라로서의 도리를 어긴 것이며 한국 안보를 더 위험하게 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긴장관계 상황에 대해서는 북한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계속 위반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은 군사훈련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며 “양측은 서로를 향해 달리는 기차와 같이 양보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홍등(빨간불)’을 켜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며 양측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북핵문제를 두 가지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안보리 결의와 더불어 북한과의 협상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중국이 북핵문제를 협상궤도로 되돌리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이 사드에 이처럼 반대하는 데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군사시설 노출과 미국과의 패권 다툼을 들었다.

사드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최첨단 레이더가 중국의 미사일 체계를 보는 데 사용될 수도 있어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 상황에서는 미국이 유리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중국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을 이용해 중국의 세력을 억제하려고 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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