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 나타나 안타까워”

▲ 지난 2일 천안함 실종자 수색에 참여한 뒤 조업으로 돌아가다 서해 대청도 해역에서 침몰한 쌍끌이어선 금양98호 실종자 가족들이 5일 오후 인천시 중구 연안동주민센터에서 마련된 가족대기실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유영선 기자] 지난 2일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귀항하다 침몰한 쌍끌이 어선 ‘금양98호’ 사망자 및 실종자의 희생이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 이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침몰한 금양98호 탑승 선원 9명 가운데 김종평(55) 씨와 람방 누르카효(35, 인도네시아) 씨 등 2명은 숨진 채 발견됐지만 7명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지난 3일과 4일 인천 모 병원의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종평 씨와 인도네시아 선원 누르카효 씨의 빈소에는 영정과 몇몇 지인, 정치인들의 조화만 놓여 있을 뿐, 찾아오는 조문객은 거의 없이 썰렁했다.

심지어 이들 9명의 선원은 35세 이상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독신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빈소를 찾은 A수산 최모(48) 씨는 “고기잡이 배 선원은 험한 바다에서 20시간을 일하지만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라며 “한번 출어하면 3~4개월 바다에서 보내는 이들에게 배우자가 찾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런 그들이 나라의 부름에 흔쾌히 응해 생업도 포기하고 거친 바다로 달려갔다”며 “나라를 위한 이들의 값진 희생은 천안함 실종자 46명이나 한주호 준위에 못하지 않다”고 성토했다.

현재 서해 대청도 인근 해상서 침몰한 금양98호의 나머지 실종 선원을 찾지 못한 가족들의 마음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금양98호 실종자 가족대표 이원상(43) 씨는 “합동분향소문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결정도 못 내렸고, 지금 결정을 내릴 사안도 아니다”며 “사실상 실종이 아닌 사망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시신이라도 인양한 후에 말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금양호가 천안함에 가려져서 홀대받고 있다”며 “누가 사고가 났던 간에 생명은 소중하다. 하지만 너무나 대조적이라서 솔직히 화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인양문제에 대해 “금양98호는 해군 측의 협조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그 해역을 들어간 것”이라며 “이 사건은 지금 천안함 침몰과 동일한 사건이기 때문에 1차적 책임은 선주에게 있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인양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종선원 이용상(46) 씨의 여동생 이명숙(40) 씨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사고이기에 정부 측에서 관심을 가져줘야 하는데 너무 소홀한 것 같아 많이 서운하다”며 “실종된 분들이 어느 정도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예우를 갖춰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진상(공무원, 38) 씨는 “금양호 선원들의 숭고한 희생이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이 반영되는 이 사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나타내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7일 98금양호 침몰 해역을 방문한 실종자 가족 7명은 사고 해역을 방문한 뒤 8일 오후 인천 해경부두로 귀항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금양호 선원들에게 의사자 자격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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