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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성지를 가다-전라①] 원불교 1세기 ‘전법’ 담당한 익산성지
강수경 기자  |  ksk@newscj.com
2017.03.08 09: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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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돼 수많은 종교가 한 데 어울려 살고 있는 다종교 국가다. 서양이나 중국에서 들어온 외래 종교부터 한반도에서 자생한 종교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각 종단들은 정착하기까지 한반도 곳곳에서 박해와 가난을 이기며 포교를 해왔고, 그 흔적은 곳곳에 남아 종단들의 성지가 됐다. 사실상 한반도는 여러 종교들의 성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에 본지는 ‘이웃 종교 알기’의 일환으로 각 종교의 성지들을 찾아가 탐방기를 연재한다.

 
   
▲ 대집회를 위해 교단 최초로 지은 건물 ‘대각전’. 당시 이 건물은 일대 최대 건물로서 지역주민들은 이 건물을 구경하기 위해 도시락을 싸서 찾아오기도 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대·역사 공존하는 제3성지
원기 9년부터 공동생활 시작
낮엔 일, 밤엔 공부 ‘영육쌍전’
희생 스며든 ‘교단 심장부’ 

교단 첫 현대식 건물 ‘대각전’
교도들 자발적인 희사로 지어
소태산 대종사 살던 ‘구조실’
앞 정원엔 직접 심은 나무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현대 원불교를 대표하는 원불교중앙총부는 익산역에서 대전으로 가는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4㎞ 떨어진 국도 변에 자리하고 있다. 사이에 도로를 하나 두고 교립 원광대학교와 함께 무려 165만 2892㎡(50만평)라는 너른 부지에 세워진 원불교중앙총부는 전법성지이며 대종사가 직접 건설한 후 이곳에서 18년간 교화를 펴다가 열반에 든 곳이다.

제1 영산근원성지와 제2 변산제법성지에 이어 익산전법성지는 제3성지로 꼽힌다. 제1, 제2성지가 역사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익산성지는 현대 원불교의 모습과 역사가 공존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익산성지를 지난 2월 말 찾았다.
 

   
▲ 소태산 대종사가 열반하기 직전까지 기거한 구조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소태산 대종사의 성해를 안치한 대종사성탑. ⓒ천지일보(뉴스천지)

◆원불교 전법성지 ‘익산성지’

총부 구내는 대종사 당시 이루어진 지역과 개교반백년 기념사업을 하면서 확장한 두 지역으로 총 33만 578㎡(10만 평)의 대지 위에 각종 기념물과 건물들이 자리를 잡았다.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원기 9년(서기 1924년) 3월 대종사는 부안 변산에서 교법을 제정한 후 교화를 펼 기지로 정읍 내장사를 계획하고 한때 머물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살폈다. 그러나 계획이 원만히 진행되지 않자 다시 전주 완산동 전음광 선생의 집에서 몇몇 제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서중안, 송만경, 이청춘, 이청풍, 문정규, 박원석, 전음광 등이 발기인이 되어 원불교의 전신인 불법연구회 창립준비를 논의했다. 모임에서 회관건립 장소를 이리(현 익산)로 결정하고, 대종사는 제자들과 함께 이리 부근을 답사한 후 박원석의 주선으로 이리역에서 4㎞ 떨어진 익산군 북일면 신룡리에 총부 건설기지를 정했다.
 

   
▲ 대각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모든 행사가 치러졌던 공회당. ⓒ천지일보(뉴스천지)

◆공동생활 시작… 일과 수련을 동시에

원기 9년(1924) 4월 29일 이리 보광사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함으로써 본격적인 총부 건설이 시작됐다. 서중안 선생이 1만 3041㎡(3945평)의 대지를 구입·희사함으로써 본격적인 총부 건설이 착수됐다. 이와 함께 각처에서 모인 제자들의 건축 희사금으로 원기 9년 9월 공사를 시작, 11월경에 목조 초가 2동 17간을 완공했다.

이때부터 전무출신의 공동생활이 시작됐지만 생활방도가 막연해 회장인 서중안 선생의 주선으로 동양척식회사 소유의 토지 소작 작농을 통해 비용을 해결했다. 당시 생활유지 대책이 곤란해 송적벽, 문정규 선생 등의 발의로 엿장수를 하면서 엿밥과 아카시아잎 반찬으로 끼니를 이어갔다. 낮에는 각자 맡은 고된 일을 감당했다. 여자 전무출신들은 고무공장 공원으로 일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가운데에도 밤에는 모두 한자리에 모여 그날의 경과를 보고하고 대종사의 법설에 법열이 넘치는 공부 길을 잡아가는 영육쌍전의 산 도량이 됐다.

초기 중앙총부의 원불교 선진들은 일제의 압박과 경제적 빈곤을 극복하면서 대종사의 일원대도 정법을 전수했다. 원불교인들은 이 때문에 익산성지를 선진들의 희생 정신이 스며있는 교단의 심장부로 여긴다.
 

   
▲ 원불교의 자료들이 전시된 원불교박물관의 전시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영모전 옆에 자리한 원불교박물관의 외관. ⓒ천지일보(뉴스천지)

◆초기-현대 원불교 공존

익산성지에는 대종사 당시 세웠던 대각전, 본원실, 공회당, 종법실, 금강원, 정신원, 구정원 등과 소태산 대종사 성탑, 성비, 정산종사 성탑, 영모전 등 각종 사적과 유물·사료 등이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유품 등은 소태산 기념관과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원불교는 대종사 당시 유적들을 사적 유물 관리위원회에서 보존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었다.

대각전은 중앙총부 정문을 들어서면 왼쪽 언덕에 세워진 건물로 교단에서 제일 처음 현대식 건물로 지은 대집회를 위한 건물이다. 이 건물을 지을 당시 건축성금 권장을 금지하고 반드시 교도의 자발적 희사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대각전 전면 중앙에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인 불성 일원상을 익산성지 최초로 봉안했다. 일원상 봉안은 초기 교단사에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 불단 옆에 있는 법좌는 대종사 생존 시 대종사가 앉아 법을 설할 때 사용한 것이다. 대각전의 현판은 강암 송성룡 선생의 부친 송재호 선생의 글씨다.

이곳이 건축될 당시에는 인근뿐 아니라 시내에서도 이처럼 큰 건물이 없어서 촌노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구경 올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구조실은 소태산 대종사가 열반 몇 해 전(원기 20년경)부터 원기 28년(1943년) 6월 1일 열반 직전까지 기거했던 집이다. ‘조실’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며, 대종사 뒤를 이은 후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가 이 건물에서 기거했다. 건물 앞에는 당시 대종사가 손수 심은 나무들과 그의 뜻을 따라 조성된 정원이 있다.
 

   
▲ 현재도 원음각의 종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울린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종사성탑은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의 위업과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탑으로 소태산 대종사의 성해(聖骸)가 안치돼 있다. 성탑 주변에는 대종사의 일대기를 그림화한 10개의 부조인 ‘십상(十相)’이 있다. 성탑 동남편에는 대종사성비가 자리 잡고 있는데 대종사를 찬양하는 비문은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가 지었다.

중앙총부의 확장된 구역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영모전은 대종사 이하 역대 선영 열위의 위패와 역사가 봉안된 묘우다. 원기 56년 9월 개교 반백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건축됐다. 개별위패를 봉안하지 않고 공동위패를 봉안했다. 본좌에는 대종사 위를 비롯 재가, 출가의 역대 선영 열위를 봉안했다. 왼쪽 별좌는 희사위와 일반 부모 선조위가 봉안됐고, 오른쪽 별좌는 선성위와 일체생령위를 봉안했다. 처음 영모전에는 일원상이 봉안되지 않았었지만 영모전을 법신불을 모신 본전으로 개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져 본래의 위패를 설위한 불단에 일원상을 봉안하고 본좌와 별좌를 구분한 불단으로 개조했다.

교단에서는 매년 6월 1일과 12월 1일에 정기적으로 향례를 올리고 있으며 교단의 큰 행사와 사업의 시종을 고하는 의식을 올린다. 건물 앞 넓은 잔디 광장에서는 총부에서 벌어지는 각종 큰 야외 집회 행사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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