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문수실에서 ‘국가적 고통에 대해 출가수행자의 소신공양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종교의 사회참여 세미나를 개최했다. 동국대 불교학과 박경준 교수가 소신공양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불교사회연구소 ‘출가수행자 소신공양 어떻게 볼 것인가’ 화두 꺼내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출가수행자들이 몸을 불사르는 소신공양(분신)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볼 것인가. 이에 대한 물음에 불교계가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자 한 “대자비의 보살행”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동국대 불교학과 박경준 교수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열린 종교의 사회참여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는 출가수행자의 소신공양의 의미를 짚어보기 위해 이러한 자리를 마련했다.

박경준 교수는 정원스님(2017년 1월 최순실 국정농단)과 문수스님(2010년 6월 4대강 사업)의 소신공양을 사례로 들어 “두 스님의 죽음은 급박한 상황에서 온 생명을 위한 대자비의 실천이었다”며 “그보다 더 지혜로운 방편이 없고 그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것은 도피적 자기 파괴가 아니라 적극적 자기실현으로서 삶의 가치를 극대화시킨 생산적 삶”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지 않고 살아서 투쟁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 실천승가회 명예대표 퇴휴스님이 소신공양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박 교수는 “지금도 누군가 두 스님과 같이 소신공양을 하겠다면 반대할 것”이라며 “하지만 소신을 결행하지 않으면 안 됐던 스님들의 고뇌에 대해서도 우리는 유의하며 그 뜻을 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생사해탈(생사일여)의 자기검증’이라는 시각으로 소신공양의 의미를 조명하기도 했다. 분신을 결행하는 마음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완전히 초월한 마음이라고 설명한 박 교수는 “정원·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각자가 도달한 생사일여(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라)의 경지에 대한 자기확인”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또한 조계종단을 비롯한 불교단체를 향해 “스님들의 뜻을 오래도록 선양해 가기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신대증의 정신으로 고통받는 민중에게 더 깊은 관심을 갖고 그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끝으로 “현 시국상황뿐 아니라 정치·사회·경제의 여러 구조적 모순과 병폐를 혁파하기 위한 실천적 지혜를 모색하고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불교사회연구소는 “4대강 반대를 표명했던 문수스님, 탄핵을 주장한 정원스님 등 소신의 의미를 살펴보며, 불교의 사회참여에 대한 불자와 국민의 의식변화 등에 대해 고찰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실천승가회 명예대표 퇴휴스님과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 박재현 범불교시국회의 공동집행위원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소신공양의 의미를 되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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