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지난 90일간 수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朴대통령 ‘비선진료’ 의혹은 사실로 밝혀져
靑 압수수색·대면조사 불발로 규명 한계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박영수(65, 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90일간 분투를 벌였으나 끝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은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상대로 한 ‘비선진료’ 의혹은 사실로 확인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지난 7월까지 비선 의료진에게 총 8차례 미용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세월호 사건 당일 행적과 비선 진료 범행을 연결 지어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2014년 4월 15일 저녁부터 4월 16일(참사 당일) 오전 10시쯤까지 불법 미용시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시간 박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았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으나 확인할 길 없이 결국 미궁 속으로 빠진 셈이 됐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에게 미용성형 시술을 했던 정기양(58)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와 성형외과 ‘김영재 의원’의 김영재(57) 원장, 대통령 자문의를 지낸 김상만(55)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등을 상대로 4월 16일 당일과 그 전후 행적을 확인한 결과 모두 청와대에 출입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지난 2014년 4월 15일 오후부터 2박 3일간 광주에서 열린 대한피부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했고 김 전 자문의는 당일 오전 환자를 진료한 후 오후 천안 소재 한 골프장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 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일 골프를 친 사실은 확인됐고 이 역시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특검팀은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들 외에도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화장을 담당한 정모씨 자매를 조사했으나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 오후 1차례 머리 손질을 받은 점만 확인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청와대 측이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해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안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선 대통령의 대면조사, 특히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했으나 실행되지 않아 세월호 7시간 박 대통령의 행적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비선 진료’는 사실로 확인됐다. 김영재 원장은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다음 달인 2014년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보톡스와 더모톡신 등을 5차례 시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교수도 박 대통령에게 2013년 3월부터 5개월간 약 3회에 걸쳐 필러와 보톡스를 시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비선 진료’를 중차대한 위법 행위로 봤다. 최순실(61, 구속기소)씨 등 특정인만 아는 비공식 의료인이 청와대 의무실장이나 주치의 등 공식 의료진 몰래 청와대를 드나들며 국가 안보와 직결된 대통령에 대한 진료행위를 하고 특혜를 누렸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비선 진료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김 원장과 박채윤(48) 부부, 이영선(38) 청와대 행정관 등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이 규명해내지 못한 ‘세월호 7시간’ 의혹 수사는 기존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다시 맡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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