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9월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달 말 로마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 전날 EU 정상들과 만나 유럽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최근 AFP통신, 더로컬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오는 24일 오후 EU 회원국 수반들과 바티칸에서 회동해 EU 통합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8개국 유럽 정상들은 EU의 모태격인 유럽경제공동체(EEC) 설립 조약(로마조약) 체결 60주년을 맞는 25일 로마에서 EU정상회담을 연다. 교황이 EU 회원국 정상과 만나는 것은 지난해 5월 EU 통합에 기여한 공로로 바티칸에서 샤를마뉴 상을 수상한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샤를마뉴 상은 서유럽을 최초로 통합한 샤를마뉴 대제를 기리기 위해 1949년 제정된 것으로, 교황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오며 난민 문제가 고조되고 있는 시기에 양심을 일깨우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로 유럽 통합에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교황이 이 상을 받는 것은 2004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두 번째이다.

교황은 당시 수상 연설에서 “난민을 범죄자로 여기지 않는 유럽을 꿈꾼다”면서 “유럽이 난민에 대해 좀 더 개방적인 사회로 변모해야 한다”고 EU 정상들에게 촉구한 바 있다.

유럽 각국이 난민 수용을 미루며 이탈리아, 그리스 등 유럽 일부 국가에 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교황은 이번 EU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유럽이 난민 포용과 사회 통합에 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이다.

EU 정상들은 이번 회담에서 영국의 EU 탈퇴를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부상한 고립주의 움직임을 막기 위한 교황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익명의 전문가는 “EU를 지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마저 백악관에서 물러나면서 EU 정상들에 남은 ‘도덕적 권위자’는 교황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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