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 여행사에 한국관광상품 판매금지
미군 사드 한국 배치에 대한 보복 현실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한국 영토에 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를 추진하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여행사를 통한 한국관광 상품 판매를 금지했고 실제로 한국 관광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한국관광공사와 여행 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대형 여행사 씨트립(C-Trip)을 통해 한국관광 상품을 구매한 유커(중국 관광객) 100여명이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2일 이후 4일까지 한국 여행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업계는 현재 취소 사례를 지속 접수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 자세한 집계는 다음 주 정도에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은 이달 15일부터 한국관광 상품을 팔지 말라고 중국 현지 여행사 등에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한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는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중국 대형 여행사인 씨트립과 취날왕, 투니우 등은 한국여행 상품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또 중국의 화장품 제조·판매사인 코우천그룹도 4월 중순경 인천에서 기업회의를 개최하고 임직원 4000여명에게 포상관광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었지만, 방한 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월미도 ‘치맥 파티’로 유명해진 중국 아오란그룹은 올해 인천을 다시 방문하겠다고 인천시와 협약까지 체결했지만 현재 재방문이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아오란그룹은 화장품·건강보조식품 판매업체로 지난해 3월 임직원 6000여명에게 포상 관광 차원으로 인천 월미도로 보내 세계 최대 규모의 치맥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사드배치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시민단체들이 반대 서명운동을 받고 있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달에는 경상북도에서 예정된 중국 산둥성 공무원 등이 문경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해졌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사드 배치를 위해 성주지역 토지를 내준 롯데그룹의 롯데면세점 홈페이지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해킹 공격을 받아 한 동안 운영이 되지 않았다. 이 사이트의 한국어·중국어·일본어·영어 페이지와 모바일 서비스 등이 모두 운영되지 못했다.

당시 롯데 관계자는 “디도스 해킹 공격으로 인해 수십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해킹 공격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중국 측의 사드 보복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시민단체 ‘평화통일을여는사람들’에서는 “사드 배치가 한미 간에 조약도 이뤄지지 않은 불법”이라며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국가 안보나 재정이 많이 소요되는 사업은 조약을 통해서 체결해야 하는데, 한국은 사드와 관련해 미국과 어떤 조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면서 “또한 한미 간 합의문조차 없다고 알려지면서, 실체도 없고 법적 요건도 없으니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 지난 2일 사드 배치를 위해 부지를 내준 롯데그룹의 롯데면세점 홈페이지가 디도스 해킹 공격을 받아 다움돼 운영이 중단됐었다. (출처: 롯데면세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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