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리교신학대 채플 설교에 했던 목사가 여성·장애인 혐오 발언을 해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4일 오전 학교 게시판에 지난 2월 28일 영성집회 설교 중 설교자로 초청된 윤모 감독의 여성과 장애인 등에 대해 차별·비하성 발언을 지적하는 대자보가 가득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김인환 총장의 사퇴로 현재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감신대학교에서 혐오발언 논란이 일었다. 학생들의 거센 항의에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이 거듭 사과문을 내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4일 학내 게시판에 공고된 ‘담화문’에서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지난 2일 사과문에 이어 재차 사과의 뜻을 밝히고 “한시적이지만 총장의 직무를 대행함에 있어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직무대행은 “이후 학교집회와 행정에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학교 전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1년에 2번, 한 학기에 한 번씩 양성평등교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학내 집회의 강사들과 교수들을 위한 기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사전교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채플 강사에 대해서는 학부와 대학원 학생회와 여학생회와 협의해 강사를 선정하고 가급적이면 여성 목회자의 비율을 높이겠다고도 했다. 이 직무대행은 “감신을 위해서 눈물과 금식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논란이 발생한 후 지난 2일에도 ‘사과의 말씀’을 공고하고 “이번 영성집회에 관련해 아픔과 상처를 입으신 모든 분들에게 단기간이지만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총장직무대행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감리교신학대 채플 설교에 했던 목사가 여성·장애인 혐오 발언을 해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4일 오전 학교 게시판에 이환진 총장 직무대행이 발표한 담화문이 게시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감신대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2월 28일 영성집회 설교 중 설교자로 초청된 윤모 감독이 여성과 장애인 등에 대한 차별·비하성 발언을 한 게 화근이 됐다.

윤 감독은 ‘말씀의 사람’이라는 주제의 설교에서 “여기 여자 청년들이 이렇게 많은데 이 사람들 다 사모님 되든지 아니면 목사님 되든지 뭐든지 되겠죠. 그래도 세상에 나가서 ‘딴따라 딴따’는 안 할 거 아냐. 그렇지 않아요? 아니 이 중에서 몸 팔고 술파는 사람은 안 될 거 아냐. 아멘이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을 언급하며 “(줄기세포로) 이제는 남자 없이 태어난 이 인간 통해서 병신 없는 세상 살게 됐다고 좋아했어요. 근데 논문이 잘못됐대”라고 표현했다. 그는 “앉은뱅이, 죽은 자, 손마른 자, 하나님이 줄기세포의 원조시구나. 그래서 지금도 예수 이름으로 명하면 백내장 사라지고 질병 떠나가고, 예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을 ‘병신’이라고 표현한 것 때문에 장애인 비하·혐오 논란에도 휘말렸다.

윤 감독의 발언으로 상처를 받은 학생들은 이날 즉각 문제를 제기했고, 총학생회는 곧바로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이튿날에도 학생들은 이 문제로 비상회의를 진행했고 지난 2일 총학생회와 총대학원학생회, 총여학생회 등에 소속된 단체 6곳과 ‘감신대 예수더하기’ ‘반자본선언과 빈민 해방의 약속, 도시빈민선교회’ ‘차별에 저항하라, 반디’ 등이 일제히 대자보를 붙이며 성명을 내 사태가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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