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사고조사위 구성해 폭발원인 규명
'쿵, 꽝' 두번의 폭발음 주목

(서울=연합뉴스) 천안함의 생존자들이 7일 침몰원인을 '외부충격'에 의한 것으로 진술하면서 군당국이 분석한 어뢰나 기뢰폭발 가능성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생존자들은 함정의 노후화로 인한 피로파괴나 침수, 암초 충돌 가능성을 일제히 부인하면서 외부충격에 의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했다.

조타장 김병남 상사는 이날 국군수도병원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암초에 걸리면 기본적으로 찢어지는 소리가 나고 배가 출렁인다. 그런 상황 때문에 외부 충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기관장인 이채권 대위도 "물이 샌다고 얘기하는 경우는 잘 모르는 대원들이 온도차로 파이프에 물이 맺히는 것을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천안함은 물이 전혀 안샜다"면서 "출항 전에 2-3일 전부터 작동을 시작하니까 장비나 선체의 노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민.군 합동조사단도 함정내 기강해이 여부를 조사했으나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생존자 진술과 군당국의 조사를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함정 내부에서 발생했다기보다는 외부 '충격'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최원일 함장은 사고 당일 오후 10시32분부터 오후 10시42분 사이 2함대의 22전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 함미가 아예 안보입니다"라고 다급하게 상황을 전달했다.

외부 충격일 가능성은 생존자들이 들었다는 두 번의 폭발음과도 연결된다.

전탐장인 김수길 상사는 "안자고 있었기 때문에 `쿵, 꽝' 소리를 두 번 느꼈다"며 "처음 `쿵'하는 소리는 어디에 부딪힌 줄 알고 제가 바로 전탐실로 행했고, 이후의 `꽝'하는 소리는 약간의 폭음과 전등이 떨어지는 소리가 함께 들렸다"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도 "생존자 58명 모두 후미 충격과 함께 1~2초간 '꽝! 꽈~아앙' 소리가 났고 정전과 동시에 일부 격실에 기름, 해수가 유입되면서 갑자기 우현으로 90도 기울어졌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들은 선체 밑에서 어뢰나 기뢰를 포함한 뭔가가 폭발하면서 일차 폭음이 들렸고 이어 선체가 두 동강 나면서 2차 굉음이 났을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는 폭발음을 발생시킨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미 해군 수상전분석센터와 육군의 물자체계연구소의 전문요원들과 우리 군의 폭약.해난사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공동조사위는 최종 조사 보고서를 한글과 영문으로 작성, 국제적인 공신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사고 해상을 뒤지고 있는 해군의 기뢰탐색제거함 4척은 아직 어뢰나 기뢰 파편으로 추정되는 금속 파편을 수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뢰나 기뢰 폭발로 입증한다고 해도 물증이 확보되지 않으면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군은 사고해상을 바둑판처럼 세분화해 탐색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정밀하게 외곽 탐색작업을 하고 있으나 아직은 성과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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