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오른쪽)가 2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국가조찬기도회 축사 멘트에 불교계 반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제49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렸다. 설교는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가, 기도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맡았다. 현장에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 지도자들을 비롯한 정치·경제·문화 등 각계각사 인사 2500여명이 참석했다.

정성진 목사는 현 시국을 언급하며 “교회는 마음 둘 곳을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소망의 빛을 비추는 등대가 돼야 한다”며 “도피성과 같은 생명의 피난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사들은 강대상에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해야 한다”며 “위기는 또 하나의 기회라고 외쳐야 한다. 보수·진보, 여당·야당으로 편을 가르기보다 상처받은 영혼을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도회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를 기다리는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황교안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황 총리는 “우리 사회에 최근 일련 사태로 국론이 분열되고 갈등이 확산되면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반목과 질시에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국민적인 대통합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랑과 배려의 기독교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정말 함께 기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해 나간다면 어떤 어려움도 능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기도회가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 행복 사회적 통합을 기원하는 유례없는 은혜의 시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축사했다.

이에 불교계는 황 총리가 언급한 “기독교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만당스님은 조계종 기관지를 통해 “말이 안 되는 처사다”며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 원칙을 지키고 평등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적절하지 않다. 종교평화위원회에서도 내부 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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