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그룹 쇄신 차원으로 해체 순서를 밟고 있는 중에 미래전략실 주도의 그룹 신입 공채 제도도 폐지될 전망이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DB

‘인재 제일주의’ 강조해와… 미전실 해체와 함께 폐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삼성그룹이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와 함께 해당 부서의 인사팀이 주관해왔던 신입 공개채용(공채) 제도도 폐지할 것으로 보인다. ‘인재 제일주의’를 표방해왔던 삼성의 인사 제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28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사실상 삼성그룹의 인사를 총괄해오던 미전실이 해체 순서를 밟으면서 미전실 주관 그룹 신입 공채도 함께 폐지될 전망이다.

삼성의 인사 제도는 우리나라 기업 역사 속에서 채용 문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은 지난 1957년 ‘인재제일’을 회사의 우선되는 가치로 선포해왔다. 당시 기업들은 혈연과 지연, 학연 등을 통해 채용을 해왔던 것에 반해, 삼성의 공채는 혁신적으로 평가됐다.

1993년 들어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국내 최초로 대졸 여성 공채를 도입해 130여명의 여성을 뽑았다. 1995년부터는 ‘열린 채용’ 제도를 통해 학력과 성별 등의 차별을 없애고 지원서에 사진이나 가족관계 등을 적지 않도록 했다.

삼성은 또한 학력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실력을 평가하고자 직무적성검사를 도입 시행했다. 지금의 SSAT(GSAT)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005년 삼성은 대학생 인턴 제도를 도입해 대학생들이 기업 문화와 직무를 경험해 미리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11년에는 장애인 공채도 도입해, 장애인 대학생을 대상으로 ‘디딤돌 인턴십’도 운영했다. 삼성 등에 따르면, 현재 삼성에서 근무하는 장애인은 3700여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2년 들어서는 신입 채용에 저소득층을 의무로 포함시켰다. 또 지방대 출신의 채용을 35%로 확대하고, 고졸 공채도 도입했다.

삼성은 2014년에는 대학 총장의 추천을 받아 인재를 선발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대학 줄 세우기라는 반발에 철회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그룹 오너가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를 비롯해 특별검사 기소까지 이르면서 구태 청산의 일환으로 미전실 해체 등 쇄신안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은 그룹 공채를 올해 상반기까지만 유지하고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로는 각 계열사별로 인력 상황에 맞게 신입이나 경력 사원을 채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그동안 삼성이 국내 기업들의 채용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만큼 이번 미전실 해체와 이에 따른 그룹 차원의 채용 제도 폐지가 다른 기업들에게도 파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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