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계 여사(왼쪽)와 염재호 총장(오른쪽)이 기부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고려대학교)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한국사회사와 고대 한일관계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사회학자 故최재석 명예교수의 이름을 딴 장학기금이 마련된다.

지난 해 10월 90세로 작고한 故최재석 명예교수(문과대학 사회학과)의 부인 이춘계(87) 여사가 부군의 뜻에 따라 고인으로부터 상속받은 강남 소재 아파트를 고려대학교에 기부했다.

이춘계 여사가 고려대 측에 강남구 일원동 소재의 아파트(약 10억 9000만원 상당)를 기부할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고려대는 아파트를 매각해 최재석 명예교수가 재직했던 문과대학 사회학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최재석장학기금)을 조성하여 집행할 계획이다.

고려대학교는 이춘계 여사의 뜻에 감사를 표하며 27일 오전 11시 30분 고려대 본관에서 기부식을 가졌다.

故최재석 명예교수는 한국사회사와 고대 한일관계사에 중요한 업적을 남긴 사회학자다. 식민사관에 맞서, 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통치했다는 ‘임나’의 허구성을 100편이 넘는 논문과 책으로 집요하게 파헤쳤다.

그러나 세계에 퍼져있는 왜곡된 고대 한일관계사와 일본인들의 식민사관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부 국내 사학자들로 인해 극심한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故최재석 명예교수는 “고통을 겪을수록 더욱 연구에 정진해 50년간 매년 평균 6편씩 연구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고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작고 전 故최재석 명예교수는 연구 외에는 다른 부분에 소홀했던 점을 인내심을 갖고 참아준 부인 이춘계 여사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기부식에서 김진영 사회학과 학과장은 “가족사회학, 농촌사회학, 사회사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거두신 故 최재석 교수님은 한국 사회학과 최고의 연구자로 총 327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고, 대표 저서인 ‘한국가족연구(1966)’ ‘한국농촌사회연구(1975)’ ‘제주도의 친족조직(1979)’ ‘한국제도사연구(1983)’ 등은 관련 분야에서 많이 인용되는 중요한 학술적 저작”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이춘계 여사는 “고인께서는 평생 학문에 전념하신 분으로, 인문사회학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후배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도움과 자극이 되고 또한 인문사회학 분야가 더욱 진작되고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셨기에, 여사님께서 고인의 뜻을 이어 부동산을 본교에 기부하시게 된 것”이라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이에 염재호 총장은 “학부 때 교수님의 수업 들으며 많은 감명을 받았었다. 교수님 은 온 힘을 다해 연구하시는 분이셨다. 교수님 책은 우리들에겐 필독서였으며 퇴임 후에도 매년 1권 이상 집필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故최재석 교수님은 회고록에서 연구자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호기심, 자존, 고독(비사교)’을 꼽으셨을 정도로, 평생을 공부라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셨던 참 연구자셨다. 앞으로 최재석장학기금을 받을 학생들도 선생님을 본받아 한국 사회학계를 이끌 인재가 될 것”이라고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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