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종교개혁500주년기념특별위원회(위원장 김철환)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억과 반성’을 주제로 제2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심포지엄을 연 가운데 백종국 경상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NCCK 종교개혁특위, 심포지엄 ‘기억과 반성’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정교유착은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회개하고 돌이켜야 할 중대한 과오입니다.”

백종국 경상대 교수는 27일 제2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심포지엄에서 ‘예루살렘의 바벨론화-한국 기독교의 정교유착 사례 연구’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종교개혁500주년기념특별위원회(종교개혁특위, 위원장 김철환)가 개최한 이날 포럼은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억과 반성’을 주제로 열렸다.

백종국 교수는 “해방 후 한국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개신교도 함께 역동적으로 변해왔다”며 “정치와 종교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진화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교유착은 진화의 한 부분”이라면서도 “한국교회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회개하고 돌이켜야 할 중대한 과오”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와는 다른 방향에서 진행된 한국 개신교의 정치참여는 사회선교”라고 덧붙였다.

백 교수는 정교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로 미군정기 때 한국 개신교에 제공된 적산불하(敵産拂下)의 특혜를 꼽았다.

발제문에 따르면 미군정의 종교 관련 적산처리 업무가 개신교인들에 의해 추진됐다는 것이 2016년 윤경로의 연구에서 밝혀졌다. 적산불하는 광복 이후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 고위층과의 연줄이 닿은 사업가 또는 개인에게 적산이 불하된 사건을 가리킨다. 백 교수는 적산불하 특혜의 구체적 예로 일제 천리교(18세기 중엽 일본에서 일어난 신흥종교) 등 종교 부동산과 공공재산을 조선신학교에 불하해준 것을 들었다.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억과 반성’을 주제로 한 제2회 종교개혁500주년기념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 외에 이승만 정부 하의 정교유착으로는 ‘서북청년단 사건’과 ‘이승만 부정선거 지원’을, 박정희 정부 하의 경우는 ‘박정희 쿠데타지지’ ‘대통령 조찬기도회’ ‘대한구국선교단 사건’, 박정희 정부 이후의 경우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결성’ ‘친미시청광장집회’ ‘기독교 뉴라이트운동’ 등을 제시했다.

백종국 교수는 “많은 연구에서 개신교는 한국 사회에서 나타난 인권과 민주화 등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면서도 “반성과 보완해야 할 점을 정리하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범교회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백 교수 외에도 ‘한국 기독교 흑역사’의 저자 강성호 작가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이 각각 ‘식민지 조선의 기독교와 제국일본’과 ‘한국 자본주의와 대형교회적 신앙양식 비판’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강성호 작가는 “식민지 조선의 일부 개신교인들이 저지른 대표적인 과오로 ‘친일 협력’을 다루고자 한다”며 “협력과 관련한 ‘생존의 논리’는 해방 이후부터 친일 협력 행위를 강제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행위로 정당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근거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협력 행위를 신사참배로만 좁게 이해하게 만들었다. 신사참배 외에도 행해진 신도의식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며 “신사참배만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나머지 문제들이 가려지는 폐해가 생긴다”라고 우려했다.

김진호 연구실장은 “웰빙의 신앙은 현상유지의 미학을 추구하는 보수주의와 결합하는 것이 아닌, 양극화에 대한 구조적 변화의 미학을 추구하는 진보주의와 결합하는 신앙”이라며 “웰빙 진보 신앙의 단위로서 작은교회가 요청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은교회는 부족한 자원 상황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하지만, 이는 작은교회의 가능성 지표이기도 하다”라며 ”교회연합체로서 주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작은 교회운동을 신학적이고 신앙적으로 지원하는 종교적 장치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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