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남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진료소에서 들 것에 누워있는 모습.

[천지일보=이솜 기자] 사린가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VX’로 인해 김정남이 엄청난 고통 속에 죽어 갔을 것이라는 분석 나왔다.

25일 말레이시아과학대(USM)의 전직 독물 학자인 줄케플리 아흐마드 박사는 현지 일간 ‘더 스타’와 인터뷰에서 김정남 독살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즐케플리 박사는 “VX 같은 신경독성 물질은 신경을 마비시켜 당사자는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다 결국 쓰러지게 된다”며 “VX는 10∼15㎎ 정도의 소량만으로도 신경계 교란을 일으킬 정도로 독성이 강해 불과 몇 분 만에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정남의 경우) 피부를 통한 흡입의 경우로 격렬한 독성효과를 유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을 공격한 여성 용의자 중 1명이 구토 증세를 보인 것과 관련해서는 “VX를 완전히 차단하지 않으면 설사와 구토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치명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대학의 독물학자인 무스타파 알리 모흐드 박사는 용의자들이 VX 흡입력을 높이기 위해 “1명의 여성은 얼굴에 물을 뿌리고 다른 용의자가 VX를 뿌려 효과적으로 스며들게 했을 것”이라며 “이들이 범행 직후 흐르는 물에 손을 씻었을 경우 체내로 침투된 VX의 양이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지 경찰은 용의자들이 VX 입수 경로를 추적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에 자국인들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 말레이 경찰은 22일 밤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콘도에서 30대 말레이시아인 남성을 체포하고 인근 콘도에서 화학물질·장갑·신발 등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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