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물건 하나도 잘못 만들면 자발적 리콜을 하는 세상이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잃으면 결국 기업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교인들이 사용하는 성경과 찬송가도 구입해서 사용한다는 점에서 상품이다. 경서가 정신과 사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성경은 그 어떤 책이나 교본보다 정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대부분 교회에서 채택해 쓰고 있는 개역개정 성경과 21세기 찬송가는 초판이 나올 당시부터 오류와 저작권침해 논란이 있었다. 개역개정 성경이 나왔을 당시 한 교계 언론은 “번역상 오류된 단어나 문장이 1만여곳이며 그중 신속히 고쳐야 할 곳만도 4000여곳이나 되고 심지어 개역한글 성경에서 바르게 번역된 내용을 개악한 경우가 700여곳이나 된다. 또한 서둘러 출판하다보니 결국 네 번에 걸쳐 판을 낼 때마다 새로운 성경으로 둔갑하는 누더기 성경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21세기 찬송가도 저작권침해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말 법원은 21세기 찬송가를 만든 찬송가공회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9000만원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최근 본지가 만난 한국찬송가연구위원회 관계자는 “서민들의 족보나 무당들 교본이나 운세를 보는 토정비결도 한자만 틀리면 팔지를 않는다”며 “성경을 난도질해서 2000만부 팔고, 계속 뜯어고쳐가며 팔아 성도들이 들고 다니는 성경이 모두 틀리고 제각각이라 걸레성경이 됐다”면서 한국교회가 망조가 들었다고 했다. 

예수 초림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에 대해 성경은 ‘외식하는 자’ ‘돈을 좋아하는 자’ ‘(영적)소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돈에 눈멀고, 성경에 깜깜했지만 거룩해 보이는 겉모습에 백성들은 모두 속았다. 2000년이 지났지만 오늘날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은 그때 유대교 지도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듯싶다. ‘잘못된 것은 버리고,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 먹히지 않을 만큼 양심은 마비되고 욕심만 살아 꿈틀대는 한국교회, 양심과 본질을 되찾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개혁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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