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실제 어린양을 잡아 번제물을 드리는 유월절 예배를 시현했다. 십자가는 당대에는 없었지만 오늘날 어린양이 예수를 상징하고 있음을 시각화하기 위해 세워졌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뉴스천지=최유라 기자] 지난 3일 한·이성경연구소(KIBI)가 실제 어린양을 잡는 유월절 예배를 서울 영락교회기도원에서 시현했다.

성경에는 유월절이 1월 14일로 기록돼 있지만 부활절(4일)을 맞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희생된 뒤 사흘 만에 부활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치러졌다.

이날 유월절 예배는 실물 크기의 1/4 축소판 장막 앞에서 거행됐으며 100여 명의 교인들이 모여 당시 어린양을 어떻게 잡았는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모든 과정을 지켜봤다.

대제사장 역할을 맡은 최성욱(예인교회) 목사는 “고린도전서 5장 7절을 기록한 사도바울이 예수님을 유월절 양으로 표현했다”며 “이는 어린양이 예수님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유대인들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매년 잡아온 어린양이 2000년 전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을 뜻하는 것으로 인류의 죄가 대속됐다는 의미다.

유월절은 지난날 유대인의 조상들이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다가 하나님이 보낸 모세를 통해 애굽에서 나왔던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다. 특히 출애굽하기 전 10가지 재앙 중 마지막 재앙인 장자심판을 피하기 위해 어린양을 잡아 불에 구워서 먹고 나온 자만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이를 기념키 위해 성경에는 유월절을 ‘영원한 규례’로 지키라고 명시했지만 현재 유월절 절기를 지키는 교회는 드물다.

한·이성경연구소(KIBI) 전윤옥 실장은 “대부분 교회에서 유월절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장막과 대부분 기구는 모형이지만 어린양을 실제로 잡아 예수님의 희생을 직접 느끼는 시간을 통해 유월절 절기의 중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인들은 어린양을 잡아 피를 뽑는 과정과 양을 십자가에 다는 것을 지켜보며 예수님을 떠올리고 눈물을 흘렸다.

경기도에서 혼자 기도원에 들렀다가 우연히 참석했다는 한 권사(67, 여)는 “장막을 시현한 곳은 많이 봤어도 장막 앞에서 실제 어린양을 잡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예수님의 희생이 피부로 와닿는다. 내년에는 주위 사람들과 꼭 함께 참석해야겠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교사를 맡고 있다는 한 청년은 “요즘 아이들은 출애굽기와 레위기 내용을 잘 모른다”며 “이런 행사는 성경을 가르칠 때 정말 좋은 교육자료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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