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이코노미스트, '최강!한국' 심층분석

(도쿄=연합뉴스) "일본은 왜 계속 지는가? 최강 한국의 비밀을 배우자."

5일 발매된 일본의 경제전문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경제의 강점을 심층 분석한 특집 기사를 전체 110면 가운데 18면에 걸쳐 실었다.

올들어 니혼게이자이가 '세계로 약진하는 한국 기업으로부터 배우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는 등 일본 언론의 '한국 배우기' 특집 기사가 줄을 잇는 가운데 이코노미스트는 표지 전면에 태극 문양과 함께 '최강!한국..일본 패배의 이유'라는 자극적인 제목도 달았다.

마이니치신문사가 발행하는 이 잡지는 무코야마 히데히코(向山英彦) 일본종합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전략담당 수석연구원과 요시카와 료조(吉川良三) 도쿄대 특임연구원 등 일본을 대표하는 한국경제 전문가들을 총동원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기업이 최근 존재감을 높이는 배경에 원화 약세 효과가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한국 기업이 적극적인 세계화 전략으로 이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벌 오너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신흥국 수요를 흡수했다는 점 ▲일본 기업처럼 고급화에 치중하지 않고 수요가 급속히 확대되는 고객층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점 ▲현지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을 투입했다는 점 ▲연구개발과 인재의 세계화를 진전시켰다는 점 ▲한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망을 확대하는 등 기업의 세계화를 지원했다는 점을 한국 경제의 5대 장점으로 들었다.

1994∼2004년 삼성전자 상무로 일한 요시카와 도쿄대 특임연구원은 이런 장점을 일본 기업이 부분적으로 도입하거나 거꾸로 일본 기업의 강점을 한국 기업이 부분적으로 배운다고 해서 금방 성과를 올리기 어렵게 만드는 차이점이 양국 기업에 있다고 지적했다.

요시카와 특임연구원은 이를 단적으로 "일본인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건너려고 하지 않지만 한국인은 썩은 다리라도 건너려고 한다"고 비유했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오랫동안 힘든 경험을 해온 한국이 대담하고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반면 일본은 오랫동안 외적의 침입을 당하지 않은 역사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시야와 기초연구에 장점이 있는 등 차이가 뚜렷하다는 것.

요시카와 특임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이 상대방의 장점을 부분적으로 배우려고 하지 말고 자신에 맞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 경제의 장점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단점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경제의 세계화를 급격하게 진전시킨 탓에 2000년대 들어 국내 투자가 정체되고 고용 기회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빈부 격차가 일본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한국 경제의 그늘이라고 잡지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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