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송범석 기자] 녀석들은 지능적이다. 숲속에 사는 어떤 녀석은 능숙하게 가지로 낚싯줄을 만들어 개미집을 후리고, 바닷속에서 서식하는 다른 녀석은 심지어 최면술까지 부린다.

사실 동물들은 똑똑하다. 동물들이 서로 먹고 먹히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지능적이고 치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 마르쿠스 베네만은 “동물들의 생존경쟁을 지켜보면 단지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먹고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좀 더 현명한 동물이 승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힌다.

예를 들어 혹등고래는 위협을 느꼈을 때 쉽게 대형을 일그러뜨리며 도망가는 청어를 잡기 위해 동료들과 협공을 한다. 이 ‘팀’의 구성원은 각자 전문 분야를 맡아 임무를 수행한다. 고래들은 숨구멍으로 숨을 몰아쉬며 시끄러운 물소리를 내고 이 소리를 들은 청어들은 긴장한 나머지 수면을 떠나 몸을 숨길 수 있는 깊은 물로 도망간다.

바로 이 때 혹등고래의 협공이 빛을 발한다. 팀원 중 하나가 벌써 40미터 깊이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가 청어들의 도망을 차단한다. 이제 청어 떼는 겁에 질린 빽빽한 물고기 뭉치가 되어 이리도 저리도 가지 못하고 빙빙 돈다.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침팬지는 도구를 잘 쓴다. 침팬지는 타고난 낚시꾼이다. 침팬지는 풀줄기를 낚싯줄 삼아 개미집에 쑤셔 넣는다. 풀줄기를 다시 꺼낼 때면 많은 개미들이 덮여 있고, 침팬지는 만족스럽게 줄기에 붙은 개미들을 핥아 먹는다.

어떤 침팬지는 가지를 휴대하고 다니며 개미를 낚는가 하면 카메룬에서 발견된 한 침팬지는 솔처럼 생긴 막대기를 만드는 고도의 기술력을 뽐내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서술된 동물들의 본능이 인간의 행동과 상당히 흡사하다고 설명한다. 적을 무너뜨리는 과정이 너무나 주도면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순전히 본능을 좇아 하는 동물들의 행동에 가치판단을 둘 수 없다면서도 “동물들의 생존 게임은 형사 범죄의 세계와 놀랍도록 닮았다”고 고백한다.

마르쿠스 베네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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