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社 “당황스럽다” “싼 가격에 중국산 아닌 게 어딨나?”

[뉴스천지=백하나 기자] 국내 고추장 제품 시장의 90% 이상 장악하고 있는 A그룹과 B그룹이 중국산 고추 양념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B그룹의 고추장은 우리쌀 100%로 제품을 만들었다고 선전했지만, 고춧가루는 절반 가까이 중국산을 썼다. 제품 겉면에 표기한 고춧가루 함량 11.3% 중 중국산은 5.3%. 비율로 치면 중국산이 46.9% 들어갔다는 얘기다. A그룹의 태양초 고추장 역시 고춧가루 함량 11.3% 중 중국산을 46.9% 사용했다.

두 회사가 강조하는 태양초 또한 국내산보다 중국산이 더 많이 섞였다. B그룹의 우리쌀 찰고추장은 태양초 함량을 8.5%로 표기했어도 국산 태양초를 3.2% 사용했고, 중국산 태양초는 5.3% 넣었다. A그룹의 태양초 고추장 역시 태양초 함량 8.0% 중에서 국산 태양초는 2.7%, 중국산은 5.3%를 배합해 중국산이 국내산 보다 많이 들어갔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기업의 양심불량”을 문제 삼으며 각성을 촉구했다. glid****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네티즌은 “상표에 우리 쌀이란 문구는 대문짝만 하게 써 놓았으면서도 중국 원료표시는 작게 했다”며 “이것은 일종의 사기”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A그룹 관계자는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지 않고 제조하는 제품은 드물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유해 제품을 사용한 것도 아니고, 중국산을 쓴다고 논란이 된 것인데 이것 또한 상품표기를 해서 문제 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B그룹 관계자 역시 “중국산을 섞어 쓰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인데도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다소 난감하다”며 “예전에 보도됐던 내용이어서 그런지 회사 측도 덤덤한 반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또 “국내산 고추장 제품을 원하는 고객이 있을 것을 대비해 100% 국내산 재료를 쓴 고추장도 출시한 바 있다”며 “중국산 제품일지라도 엄선된 재료를 쓴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들 기업이 국내 고추장 제품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10% 틈새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고추장 제조기업 C그룹 측에서는 “중국 양념을 배합하는 것은 고추장이든 된장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이런 일로 대기업이 타격을 받아 중소기업에게 까지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