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정치·사회의 부패와 타락상은 어디서 온 걸까. 무조건 잘못됐다고 할 것이 아니라 근본 원인부터 알아야 한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그 답은 한마디로 종교다. 종교가 존재하는 것도 세상이 있기 때문이며, 종교가 부패하니 세상이 부패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거짓되고 왜곡된 종교는 그 본질과 소망을 떠나게 됐고, 본질을 떠난 가증한 종교는 권력과 명예와 돈의 노예가 돼 우리의 생각과 정신과 세상을 물들이며 견인하고 있으니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세상은 오죽하겠으며 어디로 가겠는가.

그렇다면 종교는 뭔가. 종교는 세상의 가르침이 아니요 하늘의 가르침이라는 점부터 깊이 있게 받아들여야 한다. 듣기가 거북스럽겠지만 종교는 아무나 종교를 말하고 가르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종교(宗敎)는 파자해 보면 ‘하늘의 것을 보고 그 본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못 박고 있다. 이를 다른 말로 ‘계시(啓示)’요 ‘계시 받은 자’라 한다. 하늘의 글과 생각은 비밀이다. 계시를 받았다는 것은 하늘의 비밀을 알게 됐다는 의미나 다름없다. 계시를 받지 못하면 종교를 말할 수도 없으며 말해서도 안 된다. 즉, 자기의 생각이요 주장에 불과하다. 신의 뜻과 생각이 아닌 사람이 임의대로 주술적으로 풀어 말하는 것을 주석(註釋)이라 하며, 그 주석을 하늘의 것으로 착각하고 따라간다면 그 길은 곧 곁길이며,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니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진다는 경(經)의 경고가 자신들에게 해당될 것이다.

물론 아무 때나 그런 것은 아니다. 종교는 약속(約束)이며, 약속은 그 약속한 때가 되면 약속한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 ‘믿을 신(信)’은 곧 약속을 믿는 것이다. 즉, 그 약속의 종교가 약속한 때가 되어 약속대로 이루어질 때는 적어도 그렇다는 얘기다. 일반시대의 신앙은 착하고 선하게 살면 되겠지만 말이다.

오늘날 이 시대를 분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시대가 믿기만 하면 구원받는다는 일반적인 신앙의 때인지 아니면 신이 약속하고 그 약속한 때가 되어 모든 것을 이루어 완성 짓고 끝내는 때인지를 말이다. 오늘날을 가리켜 말세(末世) 또는 말세지말(末世之末)이라 하니 적어도 무심하게 살아가도 되는 때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 이 말세는 세상의 종말이라기보다 종교세상의 종말 즉, 송구영신을 의미하고 있으니 더욱 그러하다.

우리는 종교를 말하지만 내가 믿는 종교가 종교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종교는 언급한대로 약속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약속이 없는 종교는 종교가 아니라 다른 종교를 도용했던가 아니면 사교이며 나아가 그 나라의 문화라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래도 동양에는 동양3교가 있으니 바로 ‘유불선’이다. 이 유불선 3대 종교가 있다 하더라도 기독교의 경서만큼 약속이 일목요연하게 설명돼 있는 종교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세계 유일의 베스트셀러라 하는지는 모르겠다.

기독교 성서에는 구약 신약이라는 약속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히 ‘약속의 글’이다. 이 약속은 바로 신(神) 즉, 창조주 하나님과 그 하나님과 약속한 선민 간에 맺어진 약속의 글이기에 이를 일컬어 ‘신서(神書)’요 ‘언약서(言約書)’라 한다. 기독교 성서에 ‘구약’과 ‘신약’이라 기록돼 있는 것은 하나님과 처음 맺은 선민과의 약속(언약)이 지켜졌다면 새로운 약속 즉, 신약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도 이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처음 언약이 지켜지지 않음으로 다시 새언약(신약)을 하게 되니, 처음 맺었던 언약은 구약이 된 것이다. 그리고 신약의 백성들은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지키지 못해 멸망 받은 첫언약(구약) 백성들의 신앙적 사연을 교훈과 경계로 삼아 새언약을 지켜 신앙의 목적인 구원에 이르라고 기록돼 있는 것이다.

신앙인으로서 밑도 끝도 없는 신앙이 아닌, 그 약속을 알고 믿어 지키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예수 믿기만 하면 구원 받는 것도 아니며, ‘예수 구원 불신 지옥’도 아니며, 착하고 선하게 살기만 하면 구원받는 게 아니며, 성서가 그 옛적 이스라엘의 설화도 아니며, 오직 신이신 창조주 하나님께서 펼쳐 이루시고자 약속해 놓은 구원의 섭리와 노정이 기록된 언약서라는 점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본질을 떠난 종교는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아니 곳곳에 스며들며 온 세상을 타락의 구렁텅이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시대를 분별하는 지혜 있는 자들이 다 돼 줄 것을 주문해 본다.

그렇다면 무엇을 약속해 놨다는 것인가. 거기에 대해서는 이 짧은 지면을 통해 다 말할 수 없으니 훗날을 기약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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