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천지=송범석 기자] 남자의 관심은 오직 여자다. 그렇다면 여자들의 관심은 오직 남자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여자의 관심도 ‘여자’다. 길에서 스쳐가는 다른 여자를 0.1초 만에 스캔하는 여자들, 친구 몰래 다이어트하는 여자들… ‘여자는 왜 그럴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된 이 책은 여자들의 ‘경쟁 심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말한다.

“여자 친구들과 경쟁이라니, 말도 안 돼요.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여자들의 치열한 경쟁 현장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여자 친구들끼리의 은근한 신경전부터 사춘기 소녀들의 집단 따돌림, 직장 내 여자들끼리의 전쟁 등 자신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지 ‘여자끼리의 경쟁’은 꼬리표처럼 평생 여성들을 따라다닌다.

프리랜서 기자이자 인기 칼럼리스트인 저자는 각종 이론과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적절하게 섞어 가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저자는 자신의 대학시절을 소개하며 첫 운을 뗀다. 저자에게는 빌레라는 단짝 친구가 있었는데 둘은 친구이기도 했지만 경쟁자이기도 했다. 다소 평범한 외모였던 저자는 요란하고 어디서나 톡톡 튀는 빌레와 단짝이 됐다.

둘은 남자, 친구, 학점, 외모 등 거의 모든 분야를 두고 경쟁을 했다. 그러나 저자는 사실 빌레를 동경했다고 고백한다. 여자들은 자신이 갖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는 동성 친구를 보며 질투와 동경이 혼합된 묘한 감정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저자는 그러면서 ‘소녀들 사이의 은밀한 경쟁’으로 여자들의 경쟁을 설명한다. 그녀들의 소리 없는 경쟁이 유전적인 것인지 아니면 교육의 결과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여하튼 여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비밀스러운 경쟁을 반복한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사춘기 시절부터 이미 모략, 귓속말하기, 비방하기, 따돌리기의 대가들이 된다.

저자는 더 나아가 “그룹 내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람들을 조정하는 법, 공개적인 싸움 없이 우두머리가 되는 법, 이 모든 것을 소년들은 소녀들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이처럼 ‘여자들의 경쟁’을 주제로 삼으면서도 여자들 간의 질투가 그다지 유익하지는 않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말미에 저자는 “여자들 간의 경쟁은 우리의 삶을 그저 현상유지 정도만 하게 만든다. 그러기 전에 남성이 만들어 놓은 여성 차별의 그늘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바 메셰데 지음 / 더난출판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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